해가 서서히 지고, 짐아람은 때에 맞춰 서현우에게 저녁식사를 가져왔다.고추 고기 볶음, 토마토 계란국등 갖종 반찬과 밥한공기까지 모두 일상적인 집밥이였지만, 서현우는 꽤나 만족스럽게 먹었다."솔직히 말해봐." 진아람은 서현우의 무릎에 자연스레 앉아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어보았다."당신은 도대체 누구야?"서남은 밥 한숟갈 크게 떠가지고 우물우물 씹으며 말을 흐렸다."누구긴 누구야, 서현우지.""아니, 그거 말고. 손량한테 감히 도전을 건 사람은 당신 밖에 없어요. 뭐냐고요?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서현우는 음식을 삼키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나도 죽음이 두렵긴해. 총알 하나면 나의 목숨을 가져갈수 있지."그러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속으로 한마디 덧붙혔다.‘당연 이 가슴팍에 박혀야 나를 저승으로 보낼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진아람은 크고 맑은 눈동자를 껌뻑이며 더 물어보았다."그럼 도대체 왜 손량이랑 싸우는 거죠? 손량이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봐 걱정되지도 않아요?"서현우는 절대 그럴리 없다며 코방귀를 뀌였다. "나를 감히?""감히라뇨? 그러니깐 당신 도대체 무슨 신분이냐구요?"진아람은 속이 타들어가서 더 조급하게 캐물었다. "손량한테 그런 수모를 입히고도 여직 살아 있다니, 난 믿을수가 없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우리 집안사람들을 데리고 연회에 참가하게까지 하다니, 어떻게 한거죠?"서현우는 마지막 술을 들어 입속에 한움큼 들이밀고 우적우적 씹어대며 답해줬다."난... ...사실 남강의 총사령이였어. 놀랍지? 백만의 군대를 이끌고 혁혁한 전공을... ...""그만좀 하세요!"서현우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진아람은 딱 잘라서 멈춰세웠다."아직까지 그 버릇 고치지 않았군요! 만약 당신의 이런 말들이 진짜 널리 퍼지게 된다면 진짜 몹쓸 꼴을 당하게 될거에요, 두고봐요!""알았어, 알았어~" 서현우는 여전히 덜떠름해서 진아람의 말을 별따로 신경쓰지 않았다.진아람은 여직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계속 옆에서 타일렀다. "사람은 진짜 말
"어머니! 이 자식이 우리 진씨 가문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는데 정말 아람과의 결혼을 허락하실겁니까?"서현우와 진아람이 나란히 가는 뒷모습을 보던 진개해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조순자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손량 이야말로 우리 아람의 가장 적합한 신랑감이지 않습니까!"진 할머니는 오히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손량이 정말 아람을 원할거라고 생각하니? 꿈도 꾸지 마라.""하지만...""어쩔수 없어!"진 할머니가 이어 말했다."현실을 똑똑히 봐. 아람은 손량과 어울리지 않아. 억지로 빌붙으면 우리 진씨 가문이 더 비참하게 될 게 뻔해. 나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으로선 서현우가 아람에 가장 적합한 신랑감이지. 그들이 결혼하면 그때 일어났던 일을 이대로 덮을 수 있어. 게다가 그놈의 신분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 그가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면 감히 손량에게 대들 수 있을까? 군신에게 대들고도 무사히 군신 연회에 초대받았잖아. 게다가 원 부관이 우리도 함께 참가할 수 있게 했단 말이다."진 할머니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계속 말했다."너희들도 잘 생각해 봐."이 말을 들은 진개해와 조순자가 일제히 침묵했다.집사가 차 문을 열자, 진 할머니가 먼저 차에 올라탔다."그 자식이 그런 큰 인물일 리가 없어요." 조순자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그만하고 당신도 빨리 타."진개해와 조순자가 모두 차에 오르자, 고급 리무진이 천천히 진가 장원을 떠났다.한편, 서현우는 산을 절반이나 내려가서야 속도를 늦추었다.그는 창문을 살짝 내려 미풍이 들어오게 했다.하늘에 수놓은 듯 밝게 빛나는 별들 아래 잔잔한 음악이 사람을 끌어당긴다.잠시 침묵하던 서현우가 입을 열었다."아람아, 언제 솔이에게 내가 친아버지라고 말해줄 생각이야?"진아람 역시 잠시 침묵하다 가볍게 입을 열었다."두 달만 더 기다려, 솔이의 여섯 번째 생일 때 알려줄 거야.""좋아."서현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단 하루도 더 기다릴 수 없을 만큼 마음이 급했지만
끼익…찬란한 네온사인이 밝게 비치는 번화한 건물 속, 한 승용차가 아람솔 그룹 건물 앞에 섰다. 진아람은 의아해하며 서현우에게 물었다.“군신연회에 참가하러 가는 거 아니었어? 여기 왜 온거야?”“올라가면 알아.”서현우는 뭔가 숨기고 있는 듯 웃으며 차에서 내려 진아람 쪽 차문을 열어주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걱정은 뒤로 미루기로 하고 서현우를 따라 빌딩으로 들어간다. 점점 더 궁금해지는 마음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탄 채 진아람의 사무실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녀의 사무실 문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아름답고 요염한 몸매와 얼굴의 소유자, 도륜 협회 서남부 책임자인 최윤정이다.서현우와 진아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최윤정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공손하게 인사했다.“현우 도련님, 사모님, 안녕하십니까.”“최 책임자님, 안녕하세요.”“사모님, 이건 도련님께서 특별히 준비하신 거에요, 한번 보세요.”기다렸다는 듯 인사를 받아친 진아람에게 최윤정이 활짝 웃으며 파일 하나를 건넨다.“이건…?”진아람은 순간 멍해졌다.“어서 열어봐.”옆에서 서현우가 재촉했다. 파일을 연 순간, 진아람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지분 양도서?”“정확하게 보셨습니다.”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도 행운이 가득한 여인이 있을까.“주영훈님이 저에게 아람솔 그룹의 전신인 천윤 그룹을 양도했죠. 그리고 몇 일 전에 서현우 도련님께서 7천억의 자금으로 전면 인수했어요. 이제부터 아람솔 그룹은 당신 거예요.”“뭐? 이걸…내가…?”진아람은 놀라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름다운 눈동자가 충격으로 가득 차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왜?”“뭐가 왜야?”서현우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람솔 그룹은 원래 솔이와 너의 이름을 합해서 지은 거야. 이제 다 이해되지?”“알아, 근데 난…….”“빨리 서명해. 이건 내 전재산이고, 전부 너한테 예물로 줄 거야. 나 이제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니까, 네가 길러줘야 돼.”“풉…….”서현우의 유머
“방금 지나간 그 분이 금용 감찰본부의 부본부장이지? 감찰본부가 뭔지는 아니? 각 지역을 감시하고 관찰하는 엄청 센 부서야.”“저기 봐! 동해 백룡군 총지도자 천랑 대인이야! 텔레비전에서 본 적 있어. 실물이 더 위엄있네.”“어? 난 본 적 없는데?”“본 적 없다고? 너도 어지간히 세상 물정 모른다. 동부 상업계의 큰손, 통천 상사의 사장이야! 돈을 물 쓰듯이 써도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대!”“혹시 나한테 출생의 비밀이 있어서 저 사람 친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얘가 뭐래?”여기저기서 가쉽거리가 들끓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분위기는 냄비 속 끓는 물처럼 급격히 식어 얼음장처럼 변했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할머니를 부축해서 야월루로 가는 한 남녀에게로 향했다.“저…저게 누구야?”“진씨 집안 큰 어른 진 노마님! 그리고 둘째 아들 진개해와 며느리 조순자! 저 사람들이 왜…….”“장난해? 진씨 집안이 이런 레벨의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있다고? 헛 것을 본 거야?”“그럴 리가 없어!”주씨, 육씨, 부씨 세 집안 사람들은 멀리서 이 장면을 목격하다가 놀라서 찻잔을 모두 뒤엎을 뻔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서량 군신이 돌아오면 진씨 집안은 기를 못 펼텐데? 왜 군신 연회에 참석하는 거지? 이렇게 눈부신 영광이 가득한 이 곳에! 분명한 것은, 오늘 밤 이후 진씨 집안이 자신들 세 집안을 추월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네 집안 중 진씨 집안이 독보적인 가문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럼 우리 주씨, 육씨, 부씨 세 집안은 어떻게 하지?“아니야! 이게 사실일 리 없어!”“도대체 왜?”주씨네 집 주인 주지평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아마 진아람 때문일 거야. 손량이 진아람을 놓지 못하는 게지. 이것만으로도 진씨 집안이 기세를 펼칠 수 있어.”“그럼 우리는 어떡해요?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어떻게 해야 하나요?”골머리를 앓고 있는 육씨와 부씨 집안을 보면서 주지평을 눈살을 찌푸리며 한참
"아람이는? 서현우는? 어디 있는거야?"진 노마님은 너무 긴장해서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진씨 집안은 생애 가장 최고의 빛나는 순간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자칫하면 가장 어두운 심연에 떨어져 영원히 침몰할 것이다. 관건은 바로 서현우. 진개해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작은 소리로 말했다.“엄마, 오는 길에도 서현우와 아람이는 없었어요.”진 노마님의 손발이 저리고 차가워지며 마음도 급해졌다.“뭐? 둘 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혹시 먼저 들어간 건 아니겠지? 빨리 연락해 봐!”조순자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응, 엄마.”진아람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전해지는 순간, 조순자는 마치 수명이 줄어드는 듯 목구멍까지 나온 심장을 진정시키고 물었다.“너랑 서현우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왜 아직 도착 안했어?”“엄마, 걱정하지 마.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지금 가고 있어. 몇 분 뒤면 도착해.”조순자는 원망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군신연회만큼 중요하니? 꼭 지금 처리해야 해? 서현우한테 서두르라고 해. 나랑 네 아버지, 할머니가 문 앞에 잡혀 있어. 온 중연시 사람들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서현우한테 똑바로 전해, 만약 우리 집안이 다시 망신을 당하게 되면 할머니가 찾아가서 같이 죽어 버린다고!”“알겠어, 곧 도착해!”조순자는 전화를 끊고 진 노마님에게 말했다.“어머니, 안심하세요, 몇 분 뒤면 도착한대요.”“그럼 됐다.”진 노마님은 그제야 한 숨 돌리고 고개를 끄덕인 뒤 초대장을 검사하는 병사에게,“우리 청첩장은 몇 분 뒤에 도착해요. 일단 옆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되겠죠?”라고 말했다. 병사는 말없이 자리에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이때, 어떤 두 사람이 강한 기운을 풍기며 등장했다. 옷차림은 물론이고 그 기품이 비범했다. 진 노마님은 문 앞에 서 있기가 민망해서 얼른 아들과 며느리를 끌고 한쪽으로 숨어 먼 산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처럼 서현우가 나타나기를 바랐던 적이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서현우와 진아람은 도착했다.진 노마님 등 세 사람은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서현우를 쳐다보면서 불만스럽게 말했다.“왜 이렇게 늦게 와? 우리가 여기서 호되게 비웃음을 당하게 만들었어.”“할머니, 죄송합니다.” 진아람은 미안해서 입을 열었다.그런데 서현우는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그들이 내 얼굴에 침 뱉는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 도량이 높으신 어른께서 그와 상대하지 마세요. 대단한 사람들을 많이 모시니 들어가서 말 좀 걸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진 노마님이 듣고 나니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현우의 말이 맞아, 들어가서 얘기하자. 군신연회에 참여할 자격도 없는 놈들에 신경 쓸 필요 없으니까.”언젠가 서현우에 대한 호칭은 ‘이 놈’에서 ‘현우’로 변했다!“진 노마님, 어서 오세요.”서현우가 진 노마님에 대한 태도가 그만큼 좋은 것이 처음이었다.진아람이 결혼하자라고 했기 때문이다.진아람이 앞으로 난처할까봐 당연히 진 씨에 대한 태도를 바뀌어야 한다. 진 씨는 진아란 마음속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라는 것을 서현우가 잘 알고 있어서다. “좋아, 들어가자.”진 노마님은 용머리 지팡이를 짚지 않아도 풀풀 날 정도로 몸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들었다. 마치 훨씬 젊어진 것 같았다.서현우는 입구에서 초대장을 꺼내 병사에게 건네주었다.병사는 자세히 검사한 후, 서현우에게 절을 했다."서 선생님, 왕림해 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들어오십시오!”서현우는 손가락으로 동행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원 부관이 함께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니까 들어가도 괜찮겠죠?" 가문!이 낱말은 귀에 전해진 순간 진아람의 눈동자가 물처럼 맑아졌다.진 할머니는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들어오십시오!”병사가 공손하게 말했다.이제서야 진개해와 조순자가 설렌 나머지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웃음소리가 그친 후, 조순자는 또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전에는 우리를 깔보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는데,
흐른 물 위에 작은 다리가 놓여 있으며 정자 누각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었다.야월루는 단지 건물만이 아니다.옛날식 장원을 그대로 모방해서 세워지며, 여기저기 다 정교하게 조각되어 사치스럽고 화려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그리고 어디든지 치파오를 입고 태도가 공손하기 그지없고 요요한 가이드들이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정원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한 7층 고층 건물이 확 눈으로 들어왔다.붉은 벽과 푸른 기와, 그리고 용 조각을 띤 처마가 말할 수 없이 화려했다.서현우 등이 안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후방에 또 귀한 손님이 왔다.“동원님!”진개해는 목이 쉬도록 소리를 높였다.짙은 눈썹과 큼지막한 눈이 반짝이었다. 피부가 까무잡잡해서 거칠게 보였지만 또 침착함을 느껴 일대 영웅의 자질을 드러냈다.몸에 입은 것은 남강군복이고 어깨에 주작 휘장이었다.바로 남강 무생군 십이장 중의 하나, 제3군의 장군, 동원이었다!그러나 동원은 진개해를 철저히 무시했다. 눈에는 흰색 양복을 입고 척추를 꼿꼿하게 편 남자만 보였다.“현우······.”짙은 감정이 솟아오르고 입술이 떨리며 이름을 지를 뻔했다.그러나 현우만 외쳤는 순간 서현우의 눈빛으로 멈추었다.생사를 함께한 친밀한 전우로서 서현우와 홍성, 뇌창, 동원까지 포함하여 무생군 십이장들이 이미 서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눈빛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의 뜻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동원은 바로 말투를 바꾸어 말했다."서 선생님, 오셨네요?”진 노마님이 고개를 돌리고 서현우를 쳐다보았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말을 못했다.‘남강 장군님이 서현우에게 경칭을 썼다니!’‘서현우가 생각보다 만만찮은 사람이네!’‘그리고 앞으로 진 씨 사위가 된다면 손색이 없겠다!’“동원님, 안녕하십니까?”서현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당시 내가 상처만 간단하게 처치해주었 뿐이고 별것도 아니라서 다시 그 얘기를 꺼내니 정말 부끄럽네요.”“그래도 은혜잖아요.”동원은 웃으며
남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서현우는 마음을 놓았다.그는 동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화장실에 기다리다 나오라 하고, 먼저 떠나갔다.구름사다리를 따라 최상층 7층에 도착하자, 시야가 갑자기 넓어졌고, 고전적이고 호화로운 홀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그들은 중연시 실권자, 각 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장교, 경제 명맥을 통제하고 있는 갑부, 덕망이 높은 각계의 어르신 등 유명한 인사들이었다.하지만 이번 연회의 주인공인 서량 군신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고, 천우성은 중연시 도지사로 술을 권하며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다.시선을 돌지자, 서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진 노마님께서 진개산의 동반하에 명함을 돌리는 모양이 마치 세일즈맨과 같았기 때문이다.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미간에는 혐오스러운 표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서현우 때문에 화를 내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받아들였다.그리고 서현우가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모였다.웃음소리가 점차 사그라졌고, 실권자든 장교든, 이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서현우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비록 그들이 아주 공손한 태도를 취하지는 않았고, 서현우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눈빛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사실, 그들도 어떤 태도로 서현우를 대해야 할지 잘 몰랐다.전 남강 총사령관으로, 자리에서 물러나 평민이 되었지만, 그의 공로는 누구도 지울 수 없었다.은퇴한 공신들에 대한 보호 원칙에 따라, 서현우가 신분을 밝히지 않을 때, 그들도 그의 신분을 누설하면 안 되니까.예전에 전 북성 총사령관이 은퇴한 후, 2년도 안 돼 신분이 누설되어 자기 집에서 암살당했다.분노한 국주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내각 회의를 소집하셨고, 모든 사람이 이 가혹한 교훈을 기억하도록 명령하셨으며, 누구든지 위반하면 반역죄로 묻겠다고 말씀하셨다!서현우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홀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성큼성큼 진아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