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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윤윤서는 몸을 흠칫 떨더니 머리를 돌렸다.

“만약... 제가 임신했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구재건은 그녀의 발그레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경멸 섞인 표정으로 되물었다.

“너한테 내 아이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당연히 없죠. 제 주제는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선을 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좋아.”

구재건은 이제야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싸늘하게 경고를 덧붙였다.

“윤 비서도 알다시피 재원이 좀 발이 넓어. 백영의 의료기관 중 3분의 1이 재원에 영향받는 거 알지?”

병원에서 병을 보이는 것은 실명제다. 수술은 더더욱 그랬다.

구재건의 뜻은 아주 명확했다.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들통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윤윤서는 얼굴이 굳었다. 만약 구재건이 말하지 않았다면 정말 까먹을 뻔했다.

다행히 구재건은 아직 조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그녀는 구재건의 의심이 조사할 정도로 커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수술은 아무래도 다른 도시에 가서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녀는 아랫배를 바라보며 끝없는 슬픔에 빠졌다.

‘네 아버지 참 독종이지?’

그녀는 곧 다시 고개를 들어 구재건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래.”

머리를 끄덕인 구재건은 드레스 룸에 갔다. 잠시 후에는 깔끔한 차림새로 다시 나왔다.

그는 넥타이를 정리하며 한결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난 이만 나갈게.”

“저녁에 돌아오시나요?”

“아니.”

“알겠습니다.”

윤윤서는 구재건을 배웅해 줬다. 출입문을 열던 구재건은 또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너...”

“회사에는 최대한 빨리 복귀할게요. 다시는 사직하지 않을 거예요. 3년의 계약은 폐기하고 대표님이 질릴 때까지 있을게요.”

윤윤서는 구재건의 성향을 잘 알았다. 그래서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충심을 표했다.

구재건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표현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역시 구지오에게 연락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윤윤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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