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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구재건은 생각에 잠긴 윤윤서를 바라보며 물었다.

“며칠 더 쉬라고 했잖아. 왜 벌써 출근했어?”

“집에만 있는 것도 심심해서요.”

“그래, 힘든 일은 잠시 강 비서한테 맡겨. 내가 알아서 보너스 챙겨줄 테니까.”

이렇게 말하며 구재건은 블랙 카드를 꺼내 건네줬다.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어. 지금 당장.”

“말씀하세요.”

“내 옷장 정리 좀 해야겠어. 백화점에 가서 옷이나 사줘. 간 김에 네 것도 좀 사고.”

구재건은 아직도 조예리가 몰래 사줬던 옷을 기억했다. 형편이 어려운 그에게 그 옷들은 가장 예쁘고 편한 것들이었다.

그때부터 구재건은 비슷한 디자인의 옷에 빠지게 되었다. 유명해진 다음에도 똑같았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골라도 비슷한 느낌을 내지 못했다. 조예리가 고른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윤윤서가 잘 보이겠다고 옷 몇 벌 선물한 적 있다. 그 옷들은 놀랍게도 마음에 꼭 들었다. 그 뒤로 구재건의 옷장은 그녀가 책임지기 시작했다.

“...”

블랙 카드를 바라보는 윤윤서의 심장은 자꾸만 욱신거렸다. 옷이든 뭐든 주는 대로 입고 쓰던 구재건이 첫사랑을 위해 꾸민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속으로도 겉으로도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애써 괜찮은 척하면서 카드를 받아 들었다.

“네,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윤윤서는 사인을 받지 못한 서류를 들고 강우진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모델은 무조건 바꿀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도대체 누군데 그러는 거예요! 으악!”

비서가 당연히 그래야 하듯이, 그녀는 자신의 추측을 발설하지 않았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예요.”

강우진은 여전히 궁금한 듯 윤윤서를 잡아당겼다. 그런데도 윤윤서는 입을 닫았다.

“아무튼 모델 교체는 불가능할 것 같으니까, 팀장님들한테 전해줘요. 그리고 저 오후에 대표님 대신 백화점에 다녀와야 해요. 일은 또 우진 씨한테 맡겨야 할 것 같네요.”

“네? 네에?!”

강우진은 머리를 감싸고 절규했다. 윤윤서는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보탰다.

“대신 대표님이 보너스 챙겨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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