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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구재건이 문자를 보냈다.

윤윤서는 그 문자를 확인했다.

[오후에 나랑 함께 주얼리 앰버서더 촬영장으로 가. 네가 처리해야 할 임시로 변경된 계약서들이 있거든.]

목구멍에 솜 덩어리가 막힌 듯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주얼리 앰버서더는 조예리였다.

그리고 변경된 계약서를 그녀에게 처리하라고 한다.

윤윤서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오후에 구재건을 따라 촬영장을 가야 할 뿐만 아니라 그의 첫사랑도 만나면서 최선을 다해 첫사랑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정말이지 행운의 여신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얀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몇 번 누르던 그녀는 답장을 보냈다.

[네.]

강우진은 그녀의 창백한 안색을 보며 물었다.

“왜 그래요?”

윤윤서는 웃음을 지으려 노력했다.

“사형장으로 가야 할 것 같네요.”

몇 시간 뒤 벌어질 일을 예상하였던지라 기다림마저 그녀에겐 소리 없는 고문이었다.

그녀는 배가 살살 아픈 듯한 느낌에 배를 감싸 안았다. 이 통증은 오후까지 지속하였다.

출발할 때 구재건은 차 안에서 시선을 내리깐 채 서류를 보고 있었다.

윤윤서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았다.

구재건은 커다란 손을 익숙하게 그녀의 옷 속으로 넣으며 손끝으로 보드라운 그녀의 살결을 쓸어 만졌다.

그는 장시간 동안 펜을 잡고 있었던지라 가끔 손가락이 아팠다.

그때마다 윤윤서의 허리를 만지고 있으면 빠르게 뻐근했던 손가락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것도 그가 모르는 사이에 생긴 작은 습관이었다.

윤윤서는 담담한 얼굴로 능숙하게 시동을 걸었다.

두 사람이 촬영장에 도착했을 때 촬영은 이미 막바지에 달하고 있었다.

윤윤서는 촬영장 밖에서 수많은 조명을 받는 조예리를 보았다. 행성들이 지구를 에워싸고 도는 것처럼 그녀의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조예리는 실버 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목에는 아름다운 에메랄드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메이크업도 완벽해 꼭 흩날리는 머리카락마저 일부러 만든 것 같았다.

해외에서 3년 동안 지냈다고 하더니 확실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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