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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초겨울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며 마른 나뭇가지를 흔들었다.

조예리와 구재건에게 버려진 윤윤서는 길가에 서서 한참 기다렸다.

두 사람이 돌아오지 않자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갔다.

따듯한 물로 샤워한 뒤 침대에 누웠다.

이불을 몸에 꽁꽁 두른 후 텅 빈 옆자리를 보았다. 구재건이 오늘은 조예리와 밤을 보낼 것이니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은행에서 보내온 알림 문자였다.

구지오가 그녀의 계좌로 46.6억을 입금했다.

뒤로 가득한 0의 개수를 보며 윤윤서는 순간 멍해졌다.

곧이어 병원에서도 문자가 왔다. 어머니 병원비로 2억이 입금되었다는 알림 문자였다.

그녀는 그저 20억을 빌려달라고 했을 뿐인데 구재건은 그녀에게 이렇듯 많은 돈을 주었다.

윤윤서는 가슴에 손을 올렸다. 기쁘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두 사람의 원한은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구재건이 보여준 행동은 확실히 설렐 만했다.

잘생기고, 몸매도 좋고 체력도 좋았다.

돈도 많았을 뿐 아니라 권력도 있었고 씀씀이도 컸다.

대부분 그는 냉철한 사람이었지만 조금만 잘해주면 그녀는 정신을 잃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녀는 만약 임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곁에 더 오래 머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윤윤서는 아직 평평한 배를 만졌다.

다시 한번 확신했다.

구재건의 곁을 떠나야만 아이를 낳을 수 있다.

그녀는 반드시 자신의 딸을 지킬 생각이었다.

윤윤서는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에 숨겨둔 태아 도플러를 꺼냈다.

날짜를 계산하니 임신한 지 어느덧 6주가 되었다. 태아의 심박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구재건이 자주 집으로 들어왔기에 그녀는 병원에 가서 검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오늘 마침 들어오지 않았으니 전에 사둔 태아 도플러를 사용해보려고 했다.

윤윤서는 설명서대로 배에 젤을 바른 뒤 기계를 꺼내 천천히 배 위에 올려놓았다.

“두근, 두근, 두근...”

아기의 심장 소리가 빠르게 들려왔다.

순간 윤윤서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 심장 소리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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