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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구재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넌 내가 보답해야 하는 사람이야.”

그는 조예리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조예리는 그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유일하게 곁에 있어 주며 그를 달래주고 응원해준 사람이었던지라 꽁꽁 얼어붙은 그의 마음을 녹인 유일한 사람이었다.

예전에 그는 조예리를 짝사랑하면서 그 마음을 일기에도 끄적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윤윤서를 안고 나서 모든 것이 변했다.

처음에 그는 치욕스러웠다. 자신이 조예리에게 더욱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서 화가 났다.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그의 꿈속에 하얀 치마를 입은 조예리가 아닌 윤윤서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윤윤서는 꼭 예쁜 요괴처럼 그의 몸에 들러붙어 그를 무한의 쾌락으로 끌어들이는 것 같았다.

구재건은 원망스러웠지만, 그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 그는 부단히 노력하여 끝내 성공하게 되었다.

구재건이 조예리를 찾은 건 고마워서, 어떻게든 보답하기 위함이었다.

조예리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구재건은 그때 아주 기뻤다.

그는 드디어 윤윤서에게서 벗어나 걱정할 것 없이 조예리와 잘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조예리를 향한 마음을 전부 표현하기도 전에 그 마음은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점차 옅어졌다.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구재건은 조예리에게 잘해주었다. 마음속 1순위 자리도 조예리로 했다.

다만 조예리에게 잘해주는 행동엔 더 이상 그녀를 향한 사랑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의 말에 조예리는 흥분했다.

“난 너의 보답도, 고마운 마음도 필요 없어! 내가 원하는 건 나한테만 관심이 있고, 나한테만 신경 쓰는 거야!”

구재건은 조예리의 손을 꼭 잡으며 달랬다.

“난 너한테만 관심이 있고 너만 신경 쓰고 있어.”

조예리는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계속 물었다.

“그러면 나 좋아해? 날 좋아해 줄 수는 없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피라미드 최상층에 있는 구재건이 얼마나 냉철한 사람인지. 그런데 유독 조예리에게만 다정하고 인내심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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