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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윤윤서는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조예리가 이렇듯 연기를 하는 것은 구재건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기를 원한 것이다.

구재건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조롱하고 불신하는 것을 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구재건이 그녀를 얼마나 무시하고 하찮게 여기고 있나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럼에도 윤윤서는 조예리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녀는 고래를 들어 대기실 구석에 있는 카메라를 보았다.

“그럼 CCTV를 돌려보죠.”

CCTV는 거짓말할 리도 없고 편애할 리도 없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조예리는 멈칫했다.

그저 윤윤서를 모함할 생각만 했을 뿐이지 대기실에 CCTV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조예리는 황급히 구재건에게 말했다.

“됐어, 재건아. 어쨌든 윤윤서는 재건아 비서잖아. 재건이를 봐서라도 내가 용서해 줄게.”

윤윤서는 여전히 연기하고 있는 조예리를 무시하곤 다시 구재건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CCTV를 돌려보면 전부 알게 될 거예요.”

구재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윤윤서를 빤히 보았다.

윤윤서는 오늘 하이힐이 아닌 굽 낮은 신발을 신고 있었던지라 평소보다 고개를 좀 더 숙여 그녀를 봐야 했다.

항상 잔머리 없이 올려 묶었던 포니테일도 낮게, 편하게 묶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차갑기만 했던 윤윤서의 분위기가 다소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담담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면 꼭 지켜주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주위로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 적 없었다.

딱히 별다른 일도 없었다.

윤윤서는 대체 그에게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필요 없어.”

구재건은 시선을 거두며 윤윤서의 요구를 거부했다.

“난 예리 너를 믿어.”

“고마워, 재건아.”

조예리는 구재건의 소매를 잡으며 감동한 얼굴로 말했다.

구재건은 조예리의 손을 잡고 계속 윤윤서를 압박했다.

“사과해.”

“...”

윤윤서는 이를 악물었다. 입을 열지 않았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하는 걸까?

조예리는 허리를 빳빳이 펴고 절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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