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화

여자의 목소리에 윤윤서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복도 끝에 무릎을 꿇은 여자가 보였다.

여자는 요즘 유행하는 겨울 패션이었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이었다.

만약 눈물로 인해 화장이 번지지 않고 무릎을 꿇고 있지 않았더라면 분명 예쁘고 자태가 아름다운 여성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모의 여성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남자의 다리를 잡고 애원하고 있었다.

윤윤서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남자를 보았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었다.

순간 기억이 떠올랐다.

구재건과 함께 접대 자리에 갔을 때 억지로 그녀에게 술을 마시게 하던 김정섭이었다.

윤윤서를 처음 본 순간 김정섭의 눈빛이 음흉한 것이 불쾌했다. 게다가 온몸에 짙은 술 냄새가 나 분명 사생활이 음란하리라 생각했다.

오늘 보니 확실히 그러했다.

“꺼져!”

김정섭은 여자를 발로 차곤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그리곤 혐오스럽다는 얼굴로 말했다.

“내가 처음부터 말했지? 내 아이 밸 생각하지 말라고! 임신으로 어떻게든 날 협박해서 원하는 거 얻으려고 했나 본데 주제 파악 좀 하고 살아.”

“분명 피임약도 꼬박꼬박 먹었어요. 그런데도 임신할 줄은 몰랐다고요. 저도 몰래 아이를 지우려고 했어요. 하지만 의사가 아이가 무척 잘 자라고 있다고 말하니 도저히 지울 수가 없었어요!”

여자는 말하면서 다시 김정섭의 손을 잡으며 자신의 배 위에 가져다 대며 만지게 했다.

“이미 3개월 됐대요.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태동도 느낄 수 있대요. 애초에 애인도 없던 나를 꼬셔 결혼하자고 한 것도 당신이잖아요! 그 말을 믿고 당신을 따른 거란 말이에요! 전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그냥 이 아이만 낳을 수 있게 해줘요, 네?”

“나한테는 아들과 딸이 있어. 네 아이 따윈 필요하지 않아.”

김정섭은 여자를 뿌리치며 얼굴의 지방 살까지 찌푸리며 협박했다.

“내 아내는 물론이고 아이들도 네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헛꿈 그만 꿔!”

세게 뿌리친 탓에 여자는 비틀대더니 바닥에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쿵!

그다음 순간 그녀는 배를 움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