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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구재건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자신의 허리에 올린 윤윤서의 손을 보았다. 조심스럽고도 자신의 비위를 맞추려는 게 눈에 보였다. 그녀의 예쁜 쇄골엔 어젯밤 그가 남긴 흔적이 가득했다.

몸이 점점 후끈 달아오른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했지만, 벨트 착용을 마친 윤윤서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의 입가로 그녀의 머리카락이 닿으면서 은은한 향기가 났다.

구재건은 혀를 찼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윤윤서는 고개를 들며 기대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대표님, 저 오늘 오후부터 출근해도 될까요”

구재건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어디 아파?”

윤윤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 민망한 얼굴로 답했다.

“어젯밤에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머리가 조금 아프네요.”

구재건은 다른 대답을 했다.

“최근에 많이 나약해졌네. 툭 하면 아프고 말이야.”

윤윤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젯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건만 오전 휴가를 허락받지 못했다.

확실히 어젯밤 구재건은 너무도 거칠게 그녀를 대했다. 배가 아직도 살짝 아팠다.

행여나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조금 푹 쉬고 싶었지만 구재건은 그녀에게 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윤윤서는 고개를 숙이며 현실을 받아들였다. 옷을 갈아입은 후 구재건과 함께 출근하려고 했다.

그런데 구재건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먼저 현관으로 가면서 한마디 했다.

“오후에 지각하지 마.”

“...”

윤윤서는 사실 놀랐다.

고개를 들었을 때 구재건은 이미 나가버린 상태였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녀는 들고 있던 겉옷을 내려놓았다. 다소 기쁘기도 하면서 섭섭하기도 했다.

드디어 휴식할 수 있어서 기뻤지만 조예리가 돌아온 뒤로 구재건은 그녀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했기에 조금 섭섭했다.

아마 이것이 첫사랑의 위력일 것으로 생각했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마왕 같은 존재가 갑자기 부드러운 사람이 되었다.

윤윤서는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에 든 생각을 떨쳐내려 했다.

그녀는 일단 태아 도플러부터 다시 숨긴 후 아침을 먹었다.

대략 2시간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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