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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사무실 안에서는 두 사람의 말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구지오가 말했다.

“그리고 지난번 같이 식사한 임지연 씨랑도 얘기 끝났어요. 예리 누나가 돌아오면 잘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응.”

구재건의 담담한 대답을 듣자 그녀는 마음이 더욱 차가워졌다. 그날 밤 임지연과 비밀리에 얘기하던 것이 이런 일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요즘 연예계에서는 연기를 아무리 못하고, 외모가 아무리 딸려도, 돈만 있으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재건에게 가장 차고 넘치는 것이 바로 돈이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돈만 쓰지 않았다. 특별히 임지연을 만나 부탁까지 해가면서 인맥을 만들어줬다. 마음이 없으면 절대 하지 못할 일이었다.

사무실 안에서 두 사람은 아직도 얘기하고 있었다. 구지오는 책상 앞에 서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형, 근데 내가 보기에는 예리 누나랑 공개 연애하는 게 무엇보다 잘 먹힐 것 같아.”

이 말을 들은 구재건은 잠깐 멈칫했다. 그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그는 결국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 돼.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구지오는 어떻게 더 설득할지 몰랐다.

그도 알고 있었다. 윤윤서가 대학교 시절의 구재건을 얼마나 괴롭혔는지를 말이다. 윤윤서 때문에 구재건은 친구 한 명 없이 그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조예리는 구재건과 같은 지역 출신이었다. 그녀는 남몰래 구재건에게 이것저것 사 줬다고 한다. 크기로는 한정판 저서, 작기로는 옷, 양말, 키링 같은 게 있었다.

세심한 그녀는 응원의 편지까지 썼다. 언젠가 성공하는 날이 있으면 더 이상 윤윤서의 그늘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녀는 구재건의 가장 고달픈 시절의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존재다. 지금 구재건이 지극정성 도와줄 가치가 있다고, 구지오는 생각했다.

구지오가 유일하게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만나지 않는 것이다. 조예리가 해외로 가버린 이유 중에는 연기 공부도 있지만, 구재건에게 고백했다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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