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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윤윤서는 오후 동안 집에서 쉬다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지수혁이 친절하게 말했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오렌지주스 먼저 주문했어.”

“고마워.”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난 윤윤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네가 부탁할 일이라는 건 뭐야?”

윤윤서는 자신의 주제를 잘 알았다. 재벌 3세가 집안 망한 그녀에게 부탁할 일이라고는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그게...”

지수혁은 자신의 명함을 꺼내 윤윤서에게 건네줬다.

“나 요즘 엔터 회사 키우고 있어. 그래서 너한테 대본 부탁하려고 했지.”

그는 대학교 때부터 창업하고 싶어 했다.

시장 조사 결과 백영의 대부분 산업을 재원그룹이 차지했다. 오직 엔터 쪽에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었다. 재원그룹이 발 담그고 있는 건 여전했지만 키우는 연예인은 한 명뿐이었다.

그래서 지수혁은 이 기회를 빌려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그의 부모는 망할 것이라고 단정 지은 듯 투자금을 아주 조금만 줬다. 그래서 그는 단가 낮춘 영화 한 편을 실험으로 제작해 보려고 했다.

배우, 감독, 스태프... 이런 건 미리 준비된 리스트가 있었지만 작가는 아무리 봐도 마땅치 않았다. 실력 좋은 작가는 지나치게 비싸고, 실력이 떨어지는 작가는 대본 질량이 말도 안 됐다.

얼마 전 유준서와 통화하면서 그는 문득 윤윤서가 떠올랐다.

“대본?”

윤윤서는 머리를 숙여 지수혁의 명함을 바라봤다. 위에는 빛아트 대표이사라고 적혀 있었다. 회사 소개를 보니 규모가 꽤 큰 것 같았다.

자신이 없었던 윤윤서는 일단 거절했다.

“한 적 있는 일기는 한데... 흠, 난 남들처럼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기초가 모자라.”

“또 하기 전부터 겁먹는다. 우리 학교 다닐 때 연극부에서 누가 제일 유명했는지 잊었어? 대본도 쓰고, 연기도 하고, 감독도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집안이 망하기 전의 윤윤서는 세상 부러운 것 없는 사람이었다. 얼굴 예쁘지, 공부 잘하지, 심지어 그녀는 경영학과의 수석이었다.

시간을 보내느라 가입한 연극 동아리에서는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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