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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여은진이 병원에 입원하다

그 모습은 마치 이 큰 침대 위에서 여은진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려는 것 같았다.

“오지 마요.”

“싫어요!”

여은진은 놀라서 뒤로 물러갔다.

“놓아주세요, 제발! 저는 정말 당신을 모함하지 않았어요.”

이 순간 악마가 되어버린 남자를 겁먹은 눈으로 바라보며 그녀는 한없이 울었다.

“당신을 좋아하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거예요.”

“제발, 놓아주세요…”

“복수도 도와줄 필요 없어요. 당신 곁에서 멀리 떠나갈게요. 살려만 주세요. 제발…”

여은진은 이 순간 남자 손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원이림은 그녀의 발목을 힘껏 잡아당겨 침대에 쓸어 눕히고 우람진 몸뚱이로 그 위에 올라탔다.

이 캄캄한 밤, 여은진은 마치 끝없는 나락과 지옥에 던져진 것 같았다.

그녀는 까무러쳤다 깨어났다를 반복했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어둠이 걷히고 하늘이 어슴푸레 밝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가? 지옥과 나락에 던져진 그녀는 언제 밝은 빛을 볼 수 있을까?

배가 또 아파져 왔다. 너무너무 아프다. 늦어진 생리가 이제 오려는 건가?

그녀는 모든 것을 견디며 영혼 없는 낡은 인형처럼 머릿속에서 잡생각을 하고 있었다.

날이 점점 더 밝아오고 원이림이 끝내 행동을 멈췄다.

그는 온몸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여은진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직접 아파트 위층으로 돌아갔다.

꽈르릉! 하늘을 찢을 듯한 번개와 함께 쩌렁쩌렁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여은진은 기계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과 공허한 눈빛을 한 채 먹구름에 덮여 당장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꽈르릉! 꽈르릉!

연이어 울리는 천둥소리와 함께 콩알만 한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은진은 폭우가 쏟아지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배가 점점 더 아파져 왔고 밑이 빠질 것 같은 아픔과 뒤늦게 찾아온 생리 때문에 여은진은 더 이상 시체처럼 누워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간신히 일어섰지만 이내 맥없이 다시 쓰러졌다.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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