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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최면에 걸린 것 같은 강하성

그 날밤 가족 모임은 그렇게 서로 상처만 남긴 채 끝났다. 강주혜는 돌아온 첫날부터 화가 치밀어 남궁성우를 데리고 강 씨네 본가에서 나와 호텔로 갔다. 남궁성우가 옆에서 달래줘서야 강주혜는 화가 가라앉았다.

“성우 오빠, 미안해. 오늘은 오빠를 우리 가족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이렇게 됐네.”

“괜찮아.”

미안해하며 사과하는 강주혜에게 남궁성우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강주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지만 너도 너희 어머니한테 그렇게 화내는 거 아니야. 너희 오빠 일은 오빠가 알아서 잘 해결할 거야.”

“오빠를 보면 마음이 아파서 그래.”

강주혜는 이렇게 말하며 남궁성우의 품에 안겨서 손으로 그의 셔츠 단추를 끼웠다 풀었다 또다시 끼웠다 하며 반복했다. 단추를 만지며 자신이 알고 있는 강주환과 윤성아의 이야기를 했다.

“언니가 다시 돌아와서 오빠랑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나는 정말 엄마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왜 성아 언니는 그렇게 싫어하면서 송아름은 그렇게 좋아하는 것인지.”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강주혜의 손은 멈추지 않았고 남궁성우의 눈동자는 잔잔한 욕망으로 파도쳤다. 그는 강주혜의 작은 손을 덥석 잡았고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동자는 지그시 강주혜를 쳐다보며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이러면 내가 참기 힘들 것 같은데.”

강주혜는 멀뚱히 남궁성우를 쳐다보다가 말뜻을 알아채고는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지만 속으로는 ‘내가 언제 하지 말라고 했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강주혜도 기대하고 있었다. 남궁성우는 그 모습을 보고 웃다가 몸을 기울여 자신의 입술을 강주혜의 도톰한 입술에 가져다 댔다. 두 사람은 폐 속의 공기마저 빨아들일 듯이 깊게 키스했다. 두 사람의 호흡이 가빠졌다. 애초에 그들은 연인이었고 지금은 호텔 방 소파에 있었으며 이렇게 사랑스러운 분위기에서는 마땅히 다음 순서로 무슨 일이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궁성우는 자신의 욕망을 자제하고 강주혜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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