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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하지만 의사도 치명상은 아니라고 했잖아.”

윤아가 말리기도 전에 수현은 이미 일어섰다.

“가자.”

“정말 나랑 같이 갈 거야? 상처는...”

“가자.”

윤아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수현이 말했다.

“빨리 가야 빨리 올 수 있어. 계속 이러고 있으면 밤새 약 못 먹는 수가 있어.”

결국 윤아는 그 말에 설득당해 그를 데리고 부엌으로 간다.

부산스러운 소리에 달려와 살펴보던 민재는 두 사람이 부엌으로 가겠다고 하자 요리사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너무 늦은 시간이라 윤아는 거절했고 민재도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주방.

냉장고는 식자재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쓱 훑어보던 윤아는 몇 가지 간단한 것을 골라 냄비에서 물을 끓였다.

늦은 시간이라 윤아는 간단히 만들 수 있는 국수를 골라 냄비에 면과 재료를 넣은 다음 넣고 끓였다. 그리고 수현은 옆에 서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너무 늦어서 많이 먹어도 소화가 안 돼. 그냥 대충 배만 채우고 약 먹어.”

수현은 순순히 응수했다.

“그래, 네 말대로 해.”

순순히 대답하는 게 조금 의외였지만 윤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센불로 빠르게 조리했다.

얼마 안 가 윤아는 다 익은 면을 떠서 수현의 앞에 놓았다.

“빨리 먹어.”

국수는 간단하다 못해 맹물 같았다. 그저 약간의 재료, 야채 몇 개, 계란 한 개만이 둥둥 떠다녔다.

하지만 이 국수 한 그릇이 수현에게는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것보다도 좋았다.

기쁜 마음으로 젓가락을 들어 국수 몇 개를 집어 입에 넣어보니 역시 생각했던 것만큼 맛이 좋았다.

한 입 먹고 나서 그는 윤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고마워. 맛있네.”

“그냥 국수 한 그릇인데 뭐가 맛있어.”

수현이 얼추 배를 채웠다 싶을 때 윤아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아까 담아둔 약을 꺼내 내놓은 후 컵에 미지근한 물을 부었다.

“여기 한 봉지 뒀어. 남기지 말고 다 먹어.”

작은 알약 한 봉지는 보기만 해도 약의 쓴맛이 느껴지는 듯 섬뜩했다. 하지만 먹지 않으면 윤아가 걱정할 테니 안 먹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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