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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알았어. 갈아입으러 갈게.”

더 놀렸다간 윤아가 폭발할 것 같았다.

윤아는 옷을 들고 욕실로 간 수현을 밖에서 기다리려다 뭔가 떠오른 듯 따라가 아직 들어가기 직전인 그에게 말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 잊지 않았지? 상처가 물에 닿으면 안 돼.”

욕실 문을 닫으려던 수현은 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아예 제자리에 멈춰서더니 말했다.

“다 기억해. 근데 만약 네가 불안하다면 따라 들어와서 직접 지켜봐도 돼.”

그러자 윤아가 곧바로 말했다.

“꿈 깨.”

그 후 윤아는 몸을 돌려 쌩 가버렸다.

수현은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욕실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 수현의 표정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조금 전까지 넘실거리던 입가의 웃음은 온데간데없고 남은 것은 핏줄과 식은땀뿐이었다.

상처가 너무 깊어 움직이지 않아도 아프고 옷을 갈아입을 때나 손을 드는 동작 같이 움직여야 할 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윤아와 함께 있을 땐 걱정할까 봐 계속 억지로 고통을 참고 있었던 것이다.

수현은 어느새 흠뻑 젖어 있는 셔츠를 잠시 바라보다 바로 옆 세탁기에 던져넣었다.

원래 그의 셔츠는 모두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었다. 수현도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빠른 증거인멸에만 몰두했다.

수현이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가니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는 윤아가 보였다.

윤아는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온 수현에게 다가가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말했다.

“상처에는 물 안 닿았지?”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내가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

말을 마친 수현은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한번 보았다.

“늦었어. 가서 쉬어.”

윤아는 엉겁결에 말했다.

“너는?”

“나도 쉴 거야.”

쉬러 간다는 말에 윤아는 그대로 멍하니 서 있었다.

“왜?”

그녀가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고 수현이 물었다.

“아쉬워? 나랑 같이 있고 싶어?”

윤아는 아무 말 없이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눈을 내리깔았다.

“아니야. 그럼 쉬러 갈게.”

수현은 입가에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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