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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평소라면 그대로 뒤돌아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소영은 이를 꽉 깨물고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사람 마음을 갖고 논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설마 네 마음이 진짜라고 생각해? 정말 그 여자가 다른 남자 품에 안겨도 상관없다는 거야?”

그러나 선우는 소영을 상대하지 않고 옆에 있던 진 비서에게 말했다.

“내보내.”

“선우야, 윤아 씨는 곧 수현 씨와 결혼할 거야. 그 두 사람이 함께 떠나도 정말 괜찮다고? 네가 지난 5년 동안 윤아 씨 곁에 있었단 거 알아. 5년이란 시간을 통째로 바친 여자랑 영원히 함께하고 싶지 않아? 정말 다른 사람한테 뺏겨도 상관없어?”

소영은 미친 여자처럼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잔뜩 흥분한 그녀와 달리 선우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말 다 했어?”

싸늘한 한마디에 소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무슨 뜻이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아니, 말도 안 되지. 윤아 씨 곁을 몇 년이나 맴돌았는데 좋아하지 않고서야 그럴 리가.’

선우가 윤아 곁에 버티고 있어 준 덕에 소영은 그동안 마음 놓고 그쪽에 사람을 붙이지 않은 거였다. 두 사람이 언젠간 감정이 생길 거라 생각했으니까.

선우처럼 오랫동안 기다려주면서 맹렬한 애정 공세를 하는 남자를 어떤 여자가 마다하겠는가. 대부분 여자는 마음이 약해져 결국 그 남자를 받아주게 되어있다.

그러나 윤아는 그녀의 예상보다 더 독했고 선우도 그녀의 예상보다 더 끈질겼다.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강소영 아가씨, 가시죠.”

소영이 멍하니 서있을 동안 우진이 다가와 무정하게 그녀를 내쫓았다.

선우도 더 이상 그녀와 얘기하고 싶어 보이지 않았다.

소영은 하는 수 없이 몸을 돌려 나가려다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더 보탰다.

“난 이해할 수 없어. 정말 나와 거래할 생각이 없다면 왜 날 만나준 건데?”

정말 사용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애초에 만남을 거절했어도 됐을 텐데 말이다.

한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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