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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이미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듯한 저 태도.

선우는 이미 윤아의 원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윤아는 화를 내지 않기 위해 크게 숨을 들이쉬고 창밖을 통해 비행고도를 가늠해 봤다.

지면이 아예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미 비행기가 뜬지 한참은 된 모양이었다.

“훈이랑 윤이는?”

“앞쪽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으니 걱정 마.”

“아이들을 좀 봐야겠어.”

그 말에 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데려다줄게.”

윤아는 선우를 따라 다른 칸으로 들어갔다. 먼저 깨서 간식을 먹고 있던 두 아이는 윤아가 다가오는 걸 보고 방긋 웃었다.

아이들한테는 이미 적당히 둘러낸 모양이다. 아이들은 워낙 선우를 믿고 잘 따르니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나마 사리가 밝은 서훈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엄마, 우리 캠핑 가는 거 아니었어요? 왜 갑자기 비행기를 탄 거예요?”

윤아는 애써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어. 맛있어?”

“맛있어요.”

“그럼 먼저 먹고 있어. 엄마는 선우 아저씨랑 할 얘기가 있어서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올게.”

“네.”

두 녀석이 동시에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이가 안전한 걸 확인한 윤아는 몸을 일으켜 선우와 눈을 맞추었다. 그녀는 화가 치미는 걸 겨우 억누르며 무표정으로 그를 스쳐 지나갔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던 선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윤아의 뒤를 따라나섰다.

다른 칸으로 자리를 옮긴 뒤, 윤아는 발걸음을 멈춘 채 그대로 앞을 보며 선우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건데?”

“해외.”

“얼마나 더 걸려?”

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윤아는 그가 대답하든 말든 할 말을 쏟아냈다.

“도착하면 곧바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알아볼 거야. 두 아이와 함께 무사히 귀국하면 오늘 일은 그냥 여행 온 셈 쳐줄게.”

그녀는 선우에게 앞으로 무슨 짓을 하려고 하든 지금이라도 멈추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도 꽤 좋은 사이였지 않은가. 윤아는 가능하다면 둘 사이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윤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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