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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지혜가 그렇게 떠난 후, 소영은 침대에 머리를 박고 두 손으로 얼얼해진 얼굴을 감싼 채 고통스럽게 울었다.

엄마에게 맞은 게 아파서는 아니다. 그녀조차도 자기 자신을 한 대 때리고 싶어졌으니까.

소영은 이제야 진작에 모든 걸 멈췄어야 했다는 걸 인지했다.

하지만 이제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제 와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할까?

‘누가... 도와주기나 할까?’

그 순간, 누군가가 문득 떠오른 소영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나영아, 택시 좀 잡아줘. 빨리.”

그녀에게 오늘밤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고즈넉한 테라스.

진우진이 선우의 찻잔에 따뜻한 차를 부어주고 있다. 뜨거운 차는 차가운 공기와 만나며 모락모락 김을 풍겼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소영이 나영의 부축을 받으며 서있다.

그렇게 서 있은 지 한참이 되었는데 선우는 지금까지도 앉으란 말 한마디 없었다.

그의 옆에 있는 진우진이라는 비서도 마찬가지로 말 한마디 없이 차만 따르고 있었다.

다급히 환자복 그대로 나온 소영의 손목엔 죽으려는 척 하기 위해 만들어낸 상처도 아직 그대로였다. 유일하게 몸을 덥힐 수 있는 외투도 나영의 것을 뺏어온 거였다.

그러나 외투 하나로는 밤바람의 추위를 이겨낼 수 없었는지 수영은 저도 모르게 몸이 달달 떨려왔다.

추위에 시달리다 보니 눈앞의 저 차 한 잔이 너무 간절해졌다.

‘따뜻한 차 한 잔이면 몸속의 한기도 다 빠져나갈 텐데.’

하지만 소영이 아무리 찻잔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어도 선우의 얼굴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 무뚝뚝한 표정이 예전의 그 따뜻하고 자상하던 때와는 완전히 딴 사람 같았다.

그래도 차를 마시는 동작에는 예전의 그 부드럽던 모습이 얼핏 보였다. 그는 여유롭게 찻잔을 들어 올리더니 후후 불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찬바람은 여전히 매정하게 불어댔고 소영과 나영의 몸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수영은 추위에 몸을 떨다 더는 못 참겠는지 입을 뗐다.

“선우야... 내가 한 말 생각해 봤어?”

소영이 말을 건네자 선우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그녀를 힐끔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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