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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선우의 뜨거운 손끝이 윤아의 차가운 얼굴에 닿았다. 희고 맑은 피부의 부드러운 감촉이 그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선우의 손끝은 우진이 보는 앞에서 천천히 윤아의 얼굴을 누볐다. 지그시 감은 두 눈, 오똑한 코와 그 옆의 발그레한 볼까지...

우진은 왠지 보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황급히 눈을 피했다.

그리고 선우의 손끝은 어느새 윤아의 촉촉한 입술에 안착했다.

피부로부터 전해지는 온기와 부드러움은 마치 최고급 셰프가 조리해 낸 푸딩 같았다. 비록 직접 느껴보진 않았지만 손끝만으로도 그 느낌을 상상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늘 간절히 바라오던 여자가 눈앞에 있다.

그는 윤아가 조금이라도 자기를 더 바라봐주길 바랐다. 그녀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눈에 띄는 행동도 해보고 철없이 약 올리기도 했었다.

윤아한테 다가갈 수만 있다면 그는 늘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의도와 달리 그는 윤아의 미움을 샀고 그녀가 다른 사람 곁으로 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이 미치도록 슬펐지만 후회는 없었다. 그래도 진수현 다음으로 그녀가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란 건 변하지 않았으니까.

아예 관심이 없는 것보다 미움이라도 받으면서 윤아의 마음속에 남아있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했고.

수현과 소영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수현이 생명의 은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애정이라 착각하도록 바람을 잡은 것도 다름 아닌 선우였다.

성인식 때도 그는 나무 뒤로 숨은 윤아의 치마를 발견했었다.

윤아가 그곳에 있다는 걸 알고도 수현이 그런 말을 하도록 유도한 거였다.

윤아가 수현에 대한 마음을 접길 바라면서.

그러다 집에 변고가 생기며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 바람에 국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이상 예측할 수 없게 되었지만 수현의 맹세를 들은 소영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윤아도 그 말을 들었으니 적어도 집안일이 모두 해결되기까지 몇 년 동안은 두 사람 사이에 진전이 있긴 힘들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변수는 늘 존재했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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