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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다만 일부 화면만 눈앞에 선명히 나타났다.

예를 들어서 윤아가 그를 문밖에 가둔 장면과 나중에 문을 열고 그를 들여보낸 장면.

윤아가 침대에서 이불을 안고 와 그에게 건넸지만 그가 받지 않았던 장면.

아, 그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윤아의 이마에 입을 맞추던 장면과... 두 사람의 몸이 엉킨 채 키스하던 장면도 떠올랐다.

격렬한 입맞춤이었다...

이런 화면이 수현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빙글빙글 돌면서 마음을 점점 불타오르게 했다.

수현은 천천히 손을 들어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수현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며 예쁜 각도를 만들었다. 어젯밤 그는 느꼈다. 키스할 때 윤아가 호응해 줬다는 것을.

윤아는 어쩌면 그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은 걸 수도 있다.

이런 생각만 해도 수현은 기분이 좋아졌고 눈앞이 훤히 밝아왔다. 전에 지끈지끈 그를 괴롭히던 두통도, 돌멩이가 짓누르듯 가슴이 답답하던 증세도 지금은 전부 사라졌다.

“심윤아, 심공주...”

속삭이듯 그녀의 이름을 불러본다.

전에 수현은 이미 마음을 먹었다. 윤아가 조금이라도 그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면,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정도라고 해도 그는 영원히 손을 놓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 시기가 바로 지금이었다. 수현은 확실히 윤아에게서 오매불망 기다리던 감정 표현을 느꼈다.

“콜록콜록.”

약효가 떨어지니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또 어제 찬 물로 샤워까지 하는 바람에 몸이 더 불편해진 수현이 연이어 기침을 했다. 하지만 어젯밤 일만 떠올리면 꿀을 듬뿍 먹은 듯 진한 달콤함이 밀려왔다. 신기하게도 안 좋은 몸 상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듯했다.

구름에 가려졌었던 무언가가 서서히 걷히며 형체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답을 얻지 못했던 물음에 진지하게 입을 열 용기가 생겼다.

남녀 사이의 사랑이란 무엇인가. 굳이 기나긴 해석으로 풀이할 필요가 있을까.

어릴 때부터 윤아와 줄곧 함께 지내서 그런지 그는 습관적으로 그녀의 희로애락을 자신의 감정으로 여겼다. 윤아가 기쁘면 따라서 웃었고 그녀가 슬프면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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