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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수현과 결혼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가 다른 여자랑 행복하게 사는 것만 지켜보라는 엄마의 말에 소영은 끝내 대성통곡하며 어젯밤에 벌어졌던 일을 자세히 말했다.

원래도 안 좋았던 유지혜의 안색은 소영의 말을 들은 후, 더 시커멓게 변했다.

“손을 쓰지 못한 줄 알았는데 지금 들어보니 손을 쓰고도 놓쳤다는 소리야? 넌 일 처리를 도대체 어떻게 하는 애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남자 하나 손에 넣지 못하고 말이야.”

“엄마... 저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수현 씨가 어떻게 알게 된 건지 갑자기 도망갔어요. 어젯밤 분명 심윤아를 찾으러 갔을 거예요. 이제 저 어떡해요? 엄마, 전 하태훈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제 마음속엔 수현 씨밖에 없다고요!”

유지혜는 못난 딸애가 못마땅했다.

“걱정하지 마. 널 하태훈과 결혼시키는 일은 없을 거야.”

강씨 집안을 위해서라도 소영은 반드시 수현과 결혼해야 했다.

유지혜는 입술을 꾹 다물며 모질게 마음먹었다.

“이번 일은 반드시 결단을 내려야 해.”

“엄마, 제... 제가 뭘 하면 될까요?”

-

기세가 등등하던 유지혜는 딸애를 만난 후부터 하씨 집안 사람들에게 비로소 예를 갖추었다.

“하 사모님, 딸애가 지금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예요. 그러니 아이들 문제를 의논할 좋은 시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랑 애 아빠는 지금 소영이를 집에 데려가 자초지종을 잘 물어볼 생각이에요.”

태훈의 어머니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 강씨 집안과 사돈을 맺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녀는 유지혜의 태도가 꽤 마음에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우리 태훈이도 어제 처음으로 그런 일을 겪어서 그런지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도 돌아가서 잘 물어봐야겠어요. 음, 이러죠. 내일에 다시 만날까요?”

유지혜는 태훈을 쳐다보았다. 평온하지 않기는커녕, 얼굴이 화사한 게 당장이라도 예쁜 신부를 맞이할 모습이었다.

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하마터면 저 뻔뻔한 녀석의 뺨을 후려칠 뻔했다.

그러나 원하는 걸 성사시키기 위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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