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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이선희는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의 마음이 너무 어두운 건 아닌지 늘 자책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그때 진중하기만 하던 진태범이 입을 열었다.

“너도 빚졌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 소영이가 너를 구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우리 진씨 집안에서 뒤처리 해주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강씨 집안도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는 힘들어. 아마 진작에 망하고도 남았을 거야.”

“그래, 저번에 소영이 아버지가 수주받았다가 망할 뻔한 것도 너희 아버지가 나서서 도와준 거야. 뒤에서 몰래 우리 진씨 집안 명목으로 잇속을 챙긴 것도 많아. 비록 네 목숨과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 진씨 집안도 할 만큼 했어. 조금만 더 이득을 주고 잘 얘기하면 관계를 끊을 수 없는 것도 아니야.”

이선희도 맞장구를 쳤다.

뭐니 뭐니 해도 그들 부부에게 제일 중요한 건 아들인 수현의 생각이었다.

이선희는 말하다가 뭔가 생각난 듯 수심에 찬 표정이었다.

“사실 이런 일이 없었으면 소영이도 괜찮은 아이야. 너를 구해주기도 했고 소영이와 잘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 되겠네. 이 일이 잘 해결되면 너도 다시 일에 집중해. 과거로 남겨두고 더는 생각하지 마.”

이선희는 이 얘기를 꺼내기 조심스러웠다.

윤아를 아꼈던 건 사실이었지만 둘은 결국 이혼했다. 윤아가 떠났다는 걸 안 이선희는 그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인연은 아름답지만 스며들지 못하고 그냥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윤아가 떠나고 수현은 눈에 보일 정도로 수척해졌다. 마치 빠르게 시들어가는 식물처럼 생기와 열정을 잃어갔다.

그러다 결국 위병까지 난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선희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빨리 극복하기만을 바라고 있는데 하필 이때 소영이 나타나 수현의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이선희는 소영에게 별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점점 시들어가는 수현의 모습에 혹시나 해서 허락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소영은 정말 아니었다.

이때 수현이 고개를 들어 이선희를 쳐다봤다.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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