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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전화를 끊고 윤아는 핸드폰을 바로 옆에 놓아두었다.

잘 시간이었다.

오늘 생각난 일은 증명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말로 해서 믿어줄 사안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래전 일이라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머리가 아팠다.

윤아는 침대에 누웠지만 전혀 졸리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어렵게 살아난 기억으로 가득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답답했다.

수현은 그때 소영을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늘 그녀를 각별하게 대했다. 원래는 둘밖에 없었던 세상에 소영이 들어온 것이다.

윤아는 수현과 소영 사이를 질투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더 어이없는 건 수현을 구한 사람이 자기였으면 좋겠다는 환상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현을 구한 건 정말 윤아가 맞았다. 그냥 소영이 그 공을 뺏어간 것일 뿐이다.

공을 뺏어갔다라, 윤아의 예쁜 눈매가 점점 구겨졌다.

소영은 수현을 물속에서 구해낸 윤아를 당겨주지는 못할망정 그녀가 물살에 휩쓸려간 틈을 타 그녀의 공까지 뺏어간 것이다.

바꿔 말하면 소영은 분명히 윤아가 물속에 있는 걸 알면서, 그녀가 물살에 휩쓸려간 걸 알면서도 사람을 더 부를 생각은커녕 그녀가 물살에 휩쓸려갔다는 사실조차 꺼내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하자 윤아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이런 마음을 품고 있는 소영이 심씨 가문이 망한 후 손을 내밀다니,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되었다.

윤아가 넋을 잃은 채 생각에 잠겨 있는데 얼떨결에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정신을 차려보니 수현이 걸어온 전화였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왜 또 전화를 걸어온 건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할 말이 없었기에 윤아는 덤덤하게 걸려 오는 전화를 지켜보며 끊을 때까지 받지 않았다.

늦은 시간이니 전화를 받지 않아도 연거푸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벨소리가 멈추고 수현은 더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지만 문자를 한 통 받았다.

[안 자고 있는 거 다 알아. 지금 집 앞이야.]

문자를 확인한 윤아는 멈칫했다. 수현이 집 앞에 있을 줄은 몰랐다.

이렇게 오래 있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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