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씨 가문이 몰락하기 전, 심윤아를 쫓는 남자들이 부지기수였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눈에 들어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모두 심씨 가문의 큰아가씨가 가식적이라고 손가락질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한 무리의 남자들은 심윤아를 희롱하며 은밀히 그녀의 몸값을 부르기까지 했다.그녀가 가장 초라하고 굴욕을 당하고 있을 때, 진수현이 돌아왔다. 그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호들갑을 떨던 한 무리의 남자들에게 비참하기 짝이 없는 대가를 치르게 하고 나서, 심씨 가문의 빚을 대신 갚아 준 다음 그녀에게 청혼했다.“윤아야, 나랑 약혼해 줘.”심윤아는 깜짝 놀랐고 한참 동안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진수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놀라긴? 내가 덮치기라도 할까 봐? 걱정하지 마, 가짜 약혼일 뿐이야. 할머니가 아프셔서 급하게 약혼해야 해. 그런데 할머니는 너를 많이 좋아하시니까, 우리 둘이 가짜 약혼이라도 해서 어르신을 즐겁게 해드리는 게 어떨지 싶어. 대신 내가 심씨 가문을 되살릴 수 있게 도움을 줄게.”‘아, 가짜 약혼이었구나.’알고 보니 진수현은 심윤아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할머니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가짜 약혼을 하자는 말이었다. 진수현의 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심윤아는 기꺼이 승낙했다. 진수현의 마음속에 자기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약혼 후 심윤아는 진수현과 지내는 것이 사뭇 어색했다.두 사람은 죽마고우였지만, 줄곧 친한 친구로 지내왔다. 하루아침에 진수현이 약혼자가 되어버리자, 심윤아는 설명할 수 없는 어색함을 견딜 수 없었다.반면, 진수현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각종 연회 행사에 모두 그녀를 데리고 다녔다.1년 후, 진씨 가문 큰 사모님의 병세가 다시 악화되자,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다. 그렇게 심윤아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진시 가문 작은 사모님이 되었다.이런 사연도 모르고, 죽마고우 한 쌍이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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