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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말하는 걸 잊었다면 괜찮았다. 그런데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는 딸애의 말에 윤아는 더 가슴이 아팠다.

마음에 품고 사랑으로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이렇게 안 좋은 소리를 듣고도 그녀를 일 순위에 두고 그녀의 기분부터 챙겼다.

마음이 저릿하며 코끝이 찡해 났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시야가 흐릿해졌다.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힌 윤아에 비해 딸애는 동경으로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엄마, 이제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에겐 곧 아빠가 생기니까요! 나중에 선생님께서 윤이랑 오빠에 관한 나쁜 얘기를 할 때 윤이가 아빠한테 혼내 주라고 할게요.”

나이가 어리다 보니 딸애는 생각이 단순했다.

사실 윤아도 알고 있었다. 아이들이 혼자 그들을 키우는 엄마를 많이 안쓰러워한다는 것을. 사소한 일로 엄마를 힘들게,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늘 어른스럽게 행동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런 일도 그녀에게 숨겼던 것이다.

이만한 나이에도 이러는데 앞으론?

기나긴 성장의 과정에서 또 다시 이런 일을 겪게 될 때마다 엄마를 생각하고 엄마를 위해 이 서러움을 꾹꾹 내리 삼켜야 한단 말인가.

윤아 본인도 유년 시절에 이런 억울함을 겪었었다. 다만 그때 사람들이 공격한 대상은 그녀의 엄마였다. 매번 수현이 곁에서 지켜 주긴 했지만 밤이 깊어질 때마다 그녀는 사람들이 떠들고 다니는 말이 대단히 신경 쓰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는 응어리로 가슴 속에 푹 묻혀 있었다.

지금... 그녀가 겪었던 아픔을 아이들도 겪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런 생각에 윤아는 원래 하려던 말을 모두 내리 삼켰다.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 볼 생각이다. 수현이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 관찰해본 후 결정을 내릴 것이다. 만약 제대로, 깔끔하게 처리하기만 한다면 아이들이 그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게 허락하겠다고, 윤아는 다짐했다.

어찌 됐든 수현의 핏줄이었다. 그리고 현재 수현이 아이들에게 한 일을 보면 그가 정말 진심으로 아이들을 중시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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