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16화

머릿속에는 하나의 물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 남성복은 대체 누구의 것일까?’

수현이 올 것을 미리 짐작하고 준비해 둔 건 아니겠지?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얼굴이 아까보다 더욱 거메졌다.

상의와 바지가 한 사이즈 이상 커서 입어보니 매우 헐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옷에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는데 입지 않은 상태에서 씻기만 한듯했다.

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들에게도 갈아입을 옷을 챙겨줬다는 생각에 수현의 안색은 더욱 검게 변했다.

이선우...

‘설마 진짜로 이 옷은 그 사람을 위해 준비한 것이란 말인가?’

‘두 사람의 관계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수현은 갑자기 질투심이 활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안에서 뭘 꾸물거려?”

윤아의 목소리가 문 앞에서 들려오자 수현은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고 걸어 나갔다.

그가 나오자 윤아는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이 옷이 수현한테는 역시나 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옷이 좀 크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대로 입어.”

말을 마치고 외투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

“이건 내 코트인데 먼저 걸치고 있어.”

윤아의 옷이라는 말에 수현은 손을 뻗어 받았다. 그녀의 코트는 날씨가 추울 때 안에 옷을 많이 입기 위해 특별히 크게 산 것 같아 마침 수현이 입을 수 있었다.

코트에서는 아주 옅지만 여전히 그녀의 향기가 배어있었고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현은 여전히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걸렸다.

하여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내가 입은 이 옷은 누구를 위해 준비해 뒀던 옷이야?”

듣고 있던 윤아가 살짝 머뭇거리다가 뒤돌아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궁금해?”

수현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윤아도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이름 하나를 내뱉었다.

“이선우.”

수현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뭐라고?”

“왜? 아까부터 지금까지 내가 선우 씨를 위해 이 옷을 준비해 뒀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었어?”

수현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