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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윤아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앞에 했던 말은 그렇다 쳐도 뒤에 말은 대체 무슨 뜻으로 내뱉은 말일까?

“내 방에서 자겠다고?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윤아는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보고 말을 이었다.

“설마 내가 그 계약에 사인을 했다 해서 우리 사이가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건 아니겠지?”

“아니.”

수현은 눈을 내리깔고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까 찬물에 너무 오랫동안 몸을 담근 데다가 밖이 너무 추워서.”

“추우면 이불을 덮으면 되잖아?”

말을 마친 윤아는 몸을 돌려 이불을 꺼내려고 수납장을 열어보았으나 이미 텅텅 비어있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그녀는 이불 한 세트를 더 준비해 뒀는데 그 이불은 이미 수현에게 줬다. 만약 그 이불마저 모자란거면...

윤아는 다시 몸을 돌려 자기 침대 위의 이불을 그에게 주려고 했다.

“이거 가져가. 이불 두 개면 충분하지? 지금 세시 넘었어. 또다시 찾아와서 내 휴식을 방해하면 그때는 진짜 내쫓아버릴 거야.”

수현은 그녀가 자기 침대 위의 이불을 끌어안고 오는 모습을 보았으나 받지 않았다.

“아니야, 됐어.”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윤아는 할말을 잃었다.

“...”

‘싫으면 말아!’

더 이상 신경 쓰기 귀찮았다.

윤아는 문을 닫은 뒤 다시 침대에 돌아와 이불을 뒤덮은 채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했다.

허나 눈을 감은 지 십분도 넘었는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자꾸만 수현이 춥다고 했던 말이 맴돌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춥다고 한 말이 아예 신빙성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찬물 샤워를 한데다가 최근에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거기에 이렇게 한겨울에 그런 추위를 겪었으니 어쩌면 위병이 다시 발작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방금 윤아를 찾아온 모습은 거의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허약해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는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이번 한 번뿐이고 마지막이다.

내일 그를 보내고, 나중에 그가 다시 자기 앞에서 불쌍한척해도 모른 체 할 것이다.

윤아는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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