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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이 여자가 왜 인제 와서 그에게 연락했을지 그도 얼추 짐작은 되었다. 아마 그가 준 돈을 돌려주려는 거겠지.

하지만 그런 허접한 이유라면 상대해줄 필요가 없었다. 그는 한번 준 돈은 다시 받지 않는다. 딱 한 번 예외가 있었다면 바로 5년 전 그때뿐이었다.

5년 전 일을 생각하니 수현은 그가 건넸던 몇 장의 수표와 그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건넸던 카드가 방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모습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가 준 모든 것, 그리고 그녀가 달라고 했던 돈까지도 일전 한 푼 남기지 않고 모두 그에게 돌려줬었지. 마치 이제부턴 철저히 남이니 각자 갈 길 가자고 선포하기라도 하려는 듯 말이다.

5년이나 흘렀는데도 매번 그때를 떠올리면 수현은 기분이 더러웠다.

독한 인간.

민재가 준비해둔 음식도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맛이 별로였다. 민재는 수현이 한두 입 먹고는 수저를 내려놓는 모습을 보며 그에게 말했다.

“대표님. 오후에 또 회의 있으시잖아요. 지금 많이 드셔야죠.”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수현이 방문을 닫는 소리뿐이었다.

민재는 그 자리에 서서 한가득 남은 밥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고는 직원에게 연락해 치우게 했다.

오후 회의가 끝났을 땐 이미 밤이 어두웠다.

수현은 회의실을 나오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눌러대며 말했다.

“저녁에 또 다른 일정 있나요?”

민재가 수심 가득한 표정을 한 채 머리를 흔들었다.

“아뇨, 대표님. 저녁에 별다른 일정 없으니 이제 호텔에 돌아가 쉬시면 됩니다. 속은 괜찮으시시니까?”

덤덤하게 대답하는 수현.

“안 괜찮을 일이 뭐가 있어요?”

그러나 그의 표정은 이미 그의 몸 상태가 안 좋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 수현이 걱정되는 민재는 저녁으로 그를 위해 무슨 음식을 시켜드릴지 고민하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수현은 피곤했는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한편, 민재는 차에서 오늘 회의에 썼던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따금 수현을 한 눈 바라보곤 했다.

그는 컨디션이 많이 나빠 보였다. 오후에 회의실에서도 그랬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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