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4화

“엄마가 그랬어요. 밥 제때 잘 먹어야 건강한 몸을 만든다고요. 모두 꼭 제때 식사하세요.”

이게... 그 귀여운 녀석들 목소리다.

하필 이때 이 녀석들 목소리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대체 뭘 암시하려고?

비록 위약을 먹었지만 수현의 위는 여전히 쓰렸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민재가 침실을 빠져나가려 할 때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만요."

민재는 걸음을 멈추고 풀이 죽은 채 그를 쳐다봤다.

"대표님?"

"방금 죽이라고요?"

빛을 잃어가던 민재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곧장 머리를 끄덕였다.

"네. 대표님. 한인 식당에서 특별히 끓여 온 죽이에요."

수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들여와 봐요."

"넵.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민재가 방을 나갈 때 장바름은 밖에서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비서님. 어때요? 대표님 식사하신대요?"

"그래요. 어서 죽 좀 가져다줘요."

"네."

바름은 작은 그릇에 죽을 담아 민재에게 건넸다.

민재는 혹여 수현이 그 새로 마음을 바꾸기라도 할까 봐 죽을 손에 들고 발 빠르게 침실로 향했다. 먹겠다고 했을 때 될수록 많이 먹이면 좋으니 말이다.

죽의 향기가 어느새 방안 가득 퍼졌고 민재가 서둘러 들고 온 덕에 아직 따뜻한 상태였다.

민재는 숟가락까지 챙겨 수현에게 건네며 세심하게 말했다.

"대표님.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수현은 그릇을 받아 그 안에 담긴 하얀 죽을 바라보다가 숟가락으로 한입 떠서 입에 가져갔다. 그러나 죽이 그의 입가에 다가갈 때 그는 손을 멈추더니 민재를 향해 말했다.

“언제까지 거기서 보고 있을 셈이죠?”

먹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려던 민재는 수현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그럼 전 먼저 나가볼게요.”

침실의 문이 닫히자 안팎이 조용해졌다.

수현은 모락모락 김이 나는 죽을 보고는 있지만 사실 전혀 입맛이 없었다. 그는 예전부터 음식에 대한 흥미가 별로 없었다. 그에게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고 삶을 유지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그 탓인지 수현은 항상 식사를 적게 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