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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수현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툭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민재에게 달라붙어 몸싸움하던 금발의 여자도 그의 시선을 따라 수현의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그제야 민재를 놓아주고 그와 함께 수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어설픈 한국어로 무어라 계속 민재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이 사람 괜찮아? 구급차 불러줄까요?”

협업 측 회사에서 보낸 여자란 걸 알고 난 후 민재는 그녀더라 어서 떠나라 하고 싶었지만 수현의 지금 상태를 봐선...

“손대지 마요.”

민재와 함께 수현을 부축하려던 그녀에게 수현이 서늘하게 얘기했다.

그의 말에 민재는 얼른 그녀의 손을 내치며 유창한 영어로 알렸다.

“당신 도움은 필요 없으니 이만 가서 할 일 하세요.”

금발의 여자는 눈앞의 비실거려 보이지만 그래도 꽤 잘생긴 이 남자를 아쉬워하는 기색이었다.

이런 남자는 흔치 않은데. 하지만...

그녀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그의 모습을 보며 잘 꼬셔봐도 뭘 하진 못하겠구나 싶어 쿨하게 포기하고 방을 떠났다.

그녀가 떠난 후 민재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수현을 부축해서 방으로 돌아갔다.민재가 수현을 소파에 눕히고 나서야 인턴이 헐레벌떡 약을 사 들고 문도 안 닫힌 호텔 방으로 달려왔다.

“비서님. 여기 위약이요.”

민재는 얼른 약을 받아들고 뚜껑을 열어 손바닥에 털어내다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인턴을 향해 말했다.

“물! 물은?”

“아아. 물! 제가 얼른 가져다드릴게요.”

그는 후다닥 주방으로 가 물을 한 컵 받아왔다.

진수현의 위병이 도져 정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비록 분주한 사람은 민재와 인턴 둘뿐이지만 말이다.

수현에게 약을 먹이고 손님방 침대까지 부축해가고 나니 어느새 반 시간이 훌쩍 흘러있었다. 일전에 금발의 그 여인이 안방 침대에 누웠던 탓에 향수 냄새로 범벅이었기에 그들은 하는 수 없이 수현은 손님방의 침대로 데리고 갔다.

민재는 호텔 방을 나온 후 인턴에게 당부했다.

“대표님 좀 괜찮아지시면 밑에 내려가서 다른 방으로 다시 잡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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