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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윤아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린 후 상대방의 답장을 받았다.

그가 카드 번호를 찾으러 간 줄 알았지만 몇 분 후에 그는 단 세 글자로만 응답했다.

“괜찮아.”

윤아: “...”

처음부터 느꼈지만 그는 말을 아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가 애초에 그런 성격인 것인지 아니면 그녀와의 대화를 원치 않는 건지는 알기 어렵지만 그의 초반 행동을 보아 그녀와 길게 얘기하길 원치 않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전에도 윤아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이미 읽음으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한동안 답장을 하지 않았다. 저녁에라도 답장이 온건 아마도 읽씹은 무례하다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이해한 윤아는 더 이상 그와 얘기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잠시 침묵한 뒤 그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시간이 늦었으니 쉬시는 게 좋겠네요. 내일이나 혹시 다른 때라도 시간이 나신다면 제게 계좌 번호를 보내주세요. 그럼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이 메시지를 본 순간 수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대화를 끊으려 하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녀가 마지막에 그에게 계좌 정보를 요구한 것은 수현의 예상을 벗어났다.

정말 돈을 돌려주려고 하는 걸까?

만약 그가 진짜 계좌 번호를 보내면 상대방은 정말 돈을 보내는 걸까?

다정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던 그 두 작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수현이 계좌 번호를 보내주기만 한다면 그녀도 돈을 정말 보낼 사람 같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한번 준 돈은 돌려받지 않는다.

-

다음 날.

윤아는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아 몽롱한 상태로 밖이 소란스러운 것을 느꼈다.

바스락바스락.

잠깐의 침묵 후 윤아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이불을 걷고 맨발로 문을 열고 나갔다.

아침 햇살이 큰 나뭇잎 사이 틈새로 들어와 거실에 살짝 흩어져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반짝이며 부서지는 파편 같이 반짝였다.

거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아침부터 새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힘차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거실에는 늘씬하고 건장한 남자가 식탁 주위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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