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화

공기가 꽁꽁 얼어붙은 것 같다.

남지수의 무릎은 그의 뻣뻣한 아랫배를 누르고 있었고 한 손으로는 그의 단단한 가슴을 떠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눈을 가린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당장 그의 몸에서 내려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움직이지 말라’고 소리치자 정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여전히 어리둥절하고 조금 억울했다.

분명히 정면으로 부딪친 사람이 그녀였고, 지금 옷을 입지 않아서 차가운 공기에 피부가 닿아 소름이 돋은 사람도 그녀였다.

그녀는 기회를 타서 뭔가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장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하승우가 왜 소리친단 말인가?

이런 생각에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이렇게 움츠러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눈 감아. 곧 여기를 떠날 테니.”

말을 마친 남지수는 손을 들려 했다. 하승우가 눈을 질끈 감은 채 속눈썹을 바르르 떨고 턱을 팽팽하게 조이고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이내 그의 몸에서 내려와 침실을 향해 달려갔다.

하승우는 땅바닥에 드러누운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펑’ 하는 침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바닥을 짚고 일어나 앉았다. 고개를 숙여 벨트를 본 그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안방에서 남지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달래며 옷을 입고 마스크를 꼼꼼히 쓰고는 거울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방을 나섰다.

그녀는 의사와 얘기해 봤는데 얼굴은 치료되었지만 새로 자란 연약한 피부는 아직 공기와 접촉할 수 없고 3개월 후에나 가능하므로 그녀는 3개월 동안 마스크를 써야 했다.

거실로 나와 하승우를 다시 만났을 때 둘 다 어색해했다.

결혼 3년 동안 단 한 번도 집에 가지 않았던 하승우가 오늘 모처럼 돌아왔는데, 이런 난감한 상황에 부딪혀 두 사람 모두 불편했다.

남지수는 등을 돌리며 무심히 물었다.

“왜 왔어?”

하승우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물건 가지러.”

남지수는 멍해졌다.

뭘 가지러 왔냐고 물으려는데 하승우가 침실 바닥에 열린 캐리어를 보고 눈을 들어 물었다.

“이사 가?”

남지수는 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