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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남지수는 고개를 돌려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하승우를 보았다.

수작업으로 재단한 검은색 셔츠와 정장 바지에 좁은 어깨와 긴 다리를 쭉 뻗은 몸매는 세계 정상급 남성 모델들이 무색할 정도였다.

잘생긴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연예계 어느 남자 스타도 압도할 수 있었다.

그가 막 촬영장에 들어갔을 때 많은 소녀가 그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남자 스타들도 그의 옆에서는 무색해 보였다.

남지수는 그를 보며 고3에 하승우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도 하승우의 외모에 현혹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까 하승우의 말을 생각하면 남지수의 마음은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허수영 씨는 어울리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효의와는 이미지가 아주 달라요.”

“이미지는 바꿀 수 있어요.”

하승우의 말투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 일은 제작진 임원 모두가 통과했어요.”

제작진 임원 전원이 통과했다는 그 말은 그녀 같은 작은 작가는 더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남지수는 입술을 꽉 깨물고 심장이 아파 죽을 것 같았다.

허수영을 얼마나 열심히 지켜주는지 어이없을 따름이었다. 허수영이 이 역할을 하고 싶어 해서 여태껏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던 그가 이 드라마에 투자하다니. 그는 정말 허수영을 위해 많은 것을 바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정해요.”

하승우가 말했다.

“다시는 바꾸지 않을 거예요.”

이 말에 허수영의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

남지수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마스크를 썼지만 주먹을 불끈 쥔 채 노기를 띤 눈빛을 짓고 있어 보는 사람들도 화가 난 것을 눈치챘다.

허수영은 걸어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승우야, 나 때문에 남지수 씨랑 싸우지 마. 효의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데 남지수 씨가 마침 작가라 나에게 불만인 건 이해해.”

그녀는 또 남지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남지수 씨, 정말 하고 싶은 드라마인데 잘 찍을 테니 화내지 마세요.”

주영배는 멍한 표정으로 그들 셋을 바라보았다. 그는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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