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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거의 동시에 금방 가라앉았던 아랫배가 다시 은은히 달아오르고, 코끝에 감돌던 여인의 향기도 돌아오는 듯했다.

하승우의 잘생긴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렇게까지 자신을 못살게 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늘씬하던 손을 들어 찬물을 미지근한 물로 바꿔가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날 밤 별일 없이 지냈던 두 사람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서로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젯밤 한밤중에 하승우가 샤워하고도 나오지 않자 남지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문 쪽으로 다가서 보았는데 낮은 숨소리가 들렸다.

잠시 멈칫거리던 남지수는 그가 온 것을 눈치챈 듯 놀라 돌아보며 침대에 누웠다.

남녀 사이는 한번 썸 타는 일이 생기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적어도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한 채 차를 몰고 하씨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그리고 남지수는 하승우가 노발대발하며 하봉주의 서재로 들어가며 문을 쾅 닫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처음에는 조용했지만 나중에는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꺼져! 꺼져! 하씨 가문엔 너 같은 애가 없어!”

그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가 부서지는 것 같더니 곧이어 문이 열렸다. 하승우는 이마가 찢어지고 피가 흐르고 있어 조금 섬뜩하게 느껴졌다.

그는 침울한 표정으로 남지수에게 다가와 말했다.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이혼신청서를 다시 내라고 했어.”

그는 졸업 후 하씨 가문을 인수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뛰어난 능력으로 인해 은성시에 있는 세력이 하봉주보다 더 커졌다.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한 달 기다렸다가 이혼하는 건 할아버지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뿐인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는 차갑게 말을 뱉고는 남지수의 부쩍 하얗게 질린 얼굴을 눈치채지 못하고 돌아섰다.

하봉주는 지팡이를 짚고 나오셔서 그의 앞을 가로막고 크게 욕을 했다.

“굳이 말을 듣지 않겠다는 거야? 그 배우는 뭐가 좋아! 그 여자의 아이는 태어나도 인정하지 않을 거야.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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