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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승우와 저는 혼인 신고를 한 부부예요. 그러는 당신은 뭐죠? 윤리 도덕으로 보면 당신은 엄연히 내연녀예요! 당신이 뭔데 저를 지적해요?”

“이제야 의도를 드러냈어요? 당신은 솔직히 승우를 떠날 생각이 전혀 없었죠?”

허수영은 비아냥거렸다.

이 여자가 정말 머리가 나쁜 건지, 아니면 일부러 이런 말로 자기를 자극했는지 남지수는 알 수 없었다.

오히려 후자의 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 허수영은 바보가 아니었고 오히려 남자 앞에서 연약한 척할 줄 아는 똑똑한 여자였다.

남지수는 계속해서 말했다.

“제가 왜 하승우를 떠나야 하죠? 이혼하면 이렇게 좋은 남자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수영 씨는 화나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할아버지는 당신 비천한 배우따위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남지수는 계속해서 말했다.

“아무리 하씨 가문에 시집오고 싶어도 당신은 그저 빛을 볼 수 없는 내연녀 노릇밖에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내연녀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촬영 현장에서 승우를 ‘여보’라고 부를 수 있지만 할아버지 앞에서도 이렇게 부를 수 있을까요?”

“하씨 가문에서 이렇게 불러보세요.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요? 없을 거예요. 인정은커녕 당신을 광대로 취급할걸요!”

남지수는 그제야 속 시원하게 이 말을 해버렸다.

솔직히 이건 남지수의 생각이 아니었지만 허수영이 너무 심하게 행동했기 때문에 남지수가 발끈했다.

매번 허수영이 자신을 괴롭힐 때마다 남지수는 허수영과 같은 여우년이 나타나 똑같은 방식으로 허수영을 욕해주길 바랐다.

이제 구미호급 여우년이 된 남지수는 마음속에 묻어둔 말을 내뱉고 나니 정말 후련해졌다.

하지만 허수영의 안색이 흐려졌다.

남지수 앞에서 줄곧 유지하던 우아함이 사라진 허수영은 주먹을 꽉 쥔 채 분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남지수를 바라봤는데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걸 보면 폭발할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았다.

“시치미 떼는 걸 포기했나봐요? 만약 승우가 여기에 있었다면 당신은 진짜 모습을 드러냈을까요?”

허수영의 말을 들은 남지수는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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