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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내가 왜 고맙다고 해야 해?”

남지수는 냉정하게 말했다.

“하씨네 가족인 하은우가 나를 괴롭혔으니 당신이 나를 보호는 건 당연한 거야. 어쨌든 우리는 명색이 부부니 내가 모욕을 당하면 당신도 체면을 잃게 돼. 그래서 나를 보호하는 건 당신에게도 유리해.”

말을 마친 남지수는 조금 긴장해졌다.

남지수는 도리를 따져가며 말을 하지만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억지’ 부리기를 좋아한다. 허수영을 지켜줄 때의 태도 역시 ‘억지’였다.

‘이 일 때문에 나에게 화 내지 않겠지?’

하승우는 남지수를 지켜보았다. 당당하게 말을 꺼낸 뒤 갑자기 미간을 찌푸린 채 안절부절못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남지수를 보며 그는 이 여자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궁금했고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하승우는 남지수의 눈빛을 보려고 그녀의 턱을 잡아들었지만 이 애매한 행동에 두 사람은 동시에 놀랐다.

하승우의 손이 닿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린 남지수는 그 목적이 궁금한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하승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솔직히 남지수는 놀랐기 때문이지 다른 목적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자신이 추태를 부렸음을 알아차린 하승우는 손을 거둬들였다.

‘우리는 계약 부부일 뿐인데 왜 이렇게 친밀한 행동을 했을까?’

“네 말이 맞아. 내가 널 지켜야 했어.”

“응.”

긴장해서 벌렁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남지수는 침착한 척했지만 소매 밑에 숨겨진 손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하승우의 한마디 말 때문에 심장이 콩닥콩닥 뛰다니. 남지수, 넌 왜 이렇게 못났어?’

“너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남지수는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의 키 차이 때문에 그녀의 정수리만 보일 뿐 눈길조차 볼 수 없었던 하승우는 남지수의 생각을 추측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남지수의 얼굴이 떠올랐고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어도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물었다.

하승우의 이 말을 들은 남지수는 깜짝 놀랐다.

“내 사진을 봤잖아.”

남지수가 말했다.

“오래전에 봐서 잊었어.”

하승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에게 있어 남지수는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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