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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장

남지수는 그제야 하승우와 이경진이 친한 사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이 관계로 임연아가 하승우를 만나는 차수가 오히려 남지수보다 더 많았다.

남지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가갔다.

“연아야, 왜 그래?”

“괜찮아. 오랜만에 남자친구와 밥을 먹는데 갑자기 웬 ‘여동생’이 나타나 아픈 척 꾀병과 함께 애교를 부려 화가 났을 뿐이야. 오늘은 재수가 없었어.”

이경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넌 왜 가희를 받아줄 수 없어?”

“그래, 난 받아줄 수 없어. 피 한 방울 안 맺힌 ‘여동생’을 어느 여자가 받아줄 수 있어!”

임연아는 흥분했다.

이경진은 콧방귀를 뀌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럼 너도 혈연관계가 없는 오빠를 찾으면 돼. 내가 뭐라 했어?”

이 말 한마디 때문에 말문이 막힌 임연아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경진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여태까지 이 점을 그녀에게 숨긴 적이 없었다. 솔직히 임연아와 남지수는 같은 처지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연아야, 괴로워하지 마.”

남지수는 임연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은 소리로 다독여 주다가 곧 이경진을 향해 냉담하게 말했다.

“연아는 휴식해야 하니 이젠 집에서 나가주세요.”

미간이 굳어진 이경진의 안색은 흉측해 보였다.

그는 하승우의 아내인 남지수를 두 번 만났는데 한 번은 하승우가 그녀와 결혼할 때였고 한 번은 하승우의 할머니가 돌아갈 때였다.

인상 속에서 남지수는 외모가 망가져 열등감이 있어서인지 매우 소심하고 말도 잘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주 당당해졌다.

“당신이 뭔데 나를 쫓아요? 여긴 저의 여자친구 집이에요.”

이경진은 쌀쌀하게 말했다.

남지수는 냉랭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여자친구인 걸 번연히 알면서 왜 상처 주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의미가 없어 보였다.

문 앞으로 다가간 남지수는 문을 열며 다시 중복해서 말했다.

“나가주세요. 안 가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이경진과 하승우는 모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 왜 이러지? 성격이 예전과 달라진 것 같은데?’

비록 마음속으로는 온갖 불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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