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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3년 동안 그녀는 하승우에게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열심히 요리를 연구해 일 끝나면 따뜻한 음식을 먹으라고 매일 하승우 회사에 들러 도시락을 배달했지만 하승우는 그 음식은 손도 대지 않았고 얼굴도 보기 싫어했다.

그녀는 힘들게 번 원고료로 하승우에게 옷을 여러 벌 사주었지만 나중에 주민우가 그녀에게 그 옷들을 한 번도 입지 않아서 구석에 먼지가 쌓일 정도로 쌓아두었다고 돌려서 말해주었다.

이런 일들에 남지수는 낙담했고 자신이 못생겨서 하승우가 그러는 줄 알았다.

결혼 전 그녀의 사진을 본 하승우는 수수한 얼굴에 흉악한 칼자국을 가지고 있는 자신을 보기도 역겨워하는 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좀 예뻐져서 다시 하승우를 찾아가려 했다.

하승우 자신은 모든 것이 톱급이었는데 그와 비슷한 여자만이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3년 동안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승우에게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었다.

“남지수 씨도 쇼핑하러 왔어요?”

허수영은 손을 거두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지수가 대답하려 할 때 임연아가 끼어들었다.

“남지수 씨 아니고 사모님이에요. 자중해 주세요.”

남지수가 오전에 합의서에 서명했지만 아직 법원에 가지 않았으니 임연아의 말이 맞긴 했다. 순간 허수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승우는 남지수에게 덤덤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이리 와봐.”

남지수는 하승우가 그녀를 찾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몰라 잔뜩 긴장한 채 하승우와 함께 옆 복도로 나왔다.

그녀를 내려다보던 하승우의 목소리는 한껏 차가웠다.

“친구 관리 잘해.”

남지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임연아에게 아주 무례한 말이었지만 방금 임연아가 그 여자를 계속 겨냥했고, 하승우는 사랑하는 여자가 천대받는 걸 보았으니 기분 나빠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고 대답했다.

“알아. 아까 연아가 오해해서 그래. 다른 뜻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말을 마친 남지수는 평온한 자태를 유지하며 자리를 떴다. 그녀는 지금 오히려 자신이 마스크를 쓴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하승우에게 창백한 안색을 보였을 것이다.

주차장에 도착한 임연아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더러운 커플, 짜증 나. 정말 발차기 날려주고 싶어.”

남지수는 미소를 지은 채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화내지 말라고 했지만 눈빛이 흐려졌다.

“사실 하승우도 잘못한 게 없어.”

그녀는 암울하게 말했다.

“그 사람은 단지 나를 사랑하지 않을 뿐이야.”

이런 이치를 임연아도 다 알고 있었다. 만약 하승우가 남지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라면 남지수는 기뻐하며 몇십억을 들고 가면 좋겠지만...

“한 달 전 그 일을 아직도 말해주지 않을 거야?”

이 말에 남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사람들은 그녀가 하승우와 딱 두 번 만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그들은 총 세 번 만났다.

한 달 전 하승우는 누군가 투약한 물을 마시고 흐리멍덩한 정신에 하씨 저택으로 갔다. 그때 마침 남지수가 저택에서 하승우의 할머니를 돌보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그때 관계를 맺었다.

다음 날 아침, 남지수는 급히 일을 처리하러 가서 일찍 떠났다.

일을 마치고 난 후 그녀는 이 일을 하승우에게 알리려고 했지만 할머니가 갑자기 위독해져서 이틀도 안 되어 떠나버렸고 하씨 가문 가족은 모두 이 일로 매우 바빴다.

장례식이 끝나고 하승우는 또 보름 넘게 출국했는데 결국 하승우를 기다리지 못하고 이혼 합의서 한 장만 도착했다.

“알려주면 뭐해. 이혼 합의서에 숫자만 더 보태겠지.”

남지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임연아는 한숨을 쉬며 남지수를 안아줬다.

“그럼 이렇게 하자. 돈을 손에 넣으면 돼. 앞으로 내가 지켜줄게. 참, 너 혹시...”

임연아는 갑자기 생각났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하승우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하씨 집안 전체가 난리가 났는데 남지수가 약을 먹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남지수의 휴대폰이 울려 임연아는 입을 다물고 있다가 통화를 마쳤을 땐 깜빡 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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