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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하승우와 등진 채 침대의 한편에 누운 남지수는 가장자리지만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자리를 일부러 택한 것 같았다.

흠잡을 데 없이 예의가 바른 남지수를 보면 볼수록 하승우는 그녀의 속마음도 보여지는 것과 같은 지 궁금했다.

하승우는 침대 옆에 서서 남지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침대에 누웠지만 마음이 더 근질거렸고 몸이 달아올랐다.

이불을 아랫배까지 끌어내렸으나 여전히 숨이 막힌 그는 단추를 두 개 더 풀어헤치며 에어킨 온도를 좀 낮춰야 할지 망설였다.

이때 근질거리는 느낌이 커지면서 몸이 굳어진 하승우는 문득 눈을 떴다.

비록 그런 일을 겪어보지 못했지만 남자로서 하승우는 당연히 몸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았다.

이불을 젖히고 몸을 벌떡 일으켜 앉은 하승우를 본 남지수는 깜짝 놀랐다.

“왜 그래?”

남지수는 고개를 돌려 몽롱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승우는 그제야 남지수의 두 눈이 살짝 붉어진 것을 알아차렸다.

물을 머금은 듯 초롱초롱한 눈동자, 부드럽고 애교스러운 목소리, 이불속에서 꼬인 두 다리... 이 이상한 반응들은 그녀가 무엇을 견디고 있는지 말해준다.

꾹 참은 채 심지어 꿈쩍도 안 하는 이 여자는 예의가 교과서 급 수준으로 바른 것 같았다.

그런 남지수를 보며 하승우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불빛 아래 그의 피부는 조금 붉어졌고 조각한 듯 정교한 윤곽은 촉촉한 눈빛에 중화되어 풍류스럽게 보였는데 사람을 은근 현혹했다.

검은색 실크 잠옷 단추를 두 개 풀어헤쳐 섹시한 쇄골과 보일 듯 말 듯 단단한 가슴을 드러낸 모습은 마치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했다.

마음이 아까보다 더 세게 근질거렸던 남지수는 이불을 꽉 잡은 채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싶었다.

남지수는 너무 더워서 옷을 다 벗어버리고 싶었다. 몇 분 전부터 들었던 이런 이상한 느낌은 하승우를 보자 더 커졌다.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본 하승우는 그녀의 이불 위로 덮치더니 남지수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너도 하고 싶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남지수는 당황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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