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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말을 마친 후 소지성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화를 내는 걸 무시하고 남지수는 그를 밀어냈다.

하씨 가문의 고택, 하봉주가 소파에 앉아 뭔가 생각하고 있었다.

장영자가 차를 가져다주러 왔을 때 하봉주는 장영자를 불러세워 물었다.

“요즘 승우와 지수가 여전히 그저 그래?”

‘그저 그렇다'는 말은 바로 그 두 사람이 각방을 쓰고, 평소에 각자 바빠서 거의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영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데 며칠에 한 번도 만나지 못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이 못난 놈, 정말 쓸모없어!”

장영자는 눈동자를 굴리며 다가갔다.

“제가 보기에 지수 씨는 아주 좋은 아이예요. 만약 그 두 사람이 더 자주 만난다면 승우가 분명 지수 씨를 좋아하게 될 거예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남지수는 하씨 가문 고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른 채 며칠 동안 촬영장을 돌기도 하고 틈틈이 대본을 쓰며 알차게 지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하승우가 그녀를 찾아왔다.

“저녁에 시간 돼? 나랑 디너쇼에 참석해야 해.”

남지수는 의아하게 물었다.

“무슨 디너쇼?”

하승우와 비밀결혼한 사이라 평소 하승우는 저녁 식사에 혼자 참석하거나 비서실에서 아무나 데리고 가지만 남지수에게 같이 가자고 한 적은 없다.

“둘째 삼촌 쪽 파티인데 가족 몇 명만 참석해.”

이 말을 들은 남지수는 이내 이해했다.

하씨 가족은 모두 두 사람의 결혼 상황을 알고 있고, 그 사람들도 모두 몰래 그녀를 비웃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얼굴이 망가졌다고, 결혼 3년 동안 남편을 만나지 못한다고 웃고 있다는 걸 남지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까 하승우와 함께 디너쇼 참석할 수 있다는 기쁨이 곧 하씨 가족을 만난다는 사실로 말끔히 사라졌다.

남지수는 눈을 내리깔며 대답했다.

“알았어.”

하승우를 동반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직 정식으로 이혼하지 않았기에 아내의 역할은 모두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허수영이 남편이라고 부르도록 내버려 둔 채 남편 노릇도 못하는 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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