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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입을 꾹 다문 남지수는 그의 옆을 지나갔다.

소지성은 3년 전처럼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밉살스러웠다.

하지만 어릴 때 남지수는 소지성을 아주 좋아했다.

둘은 짜개바지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그 후에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3년 전 그녀가 하씨 가문에 액을 막으러 시집간다는 소식을 알게 된 소지성은 그녀가 불구덩이 뛰어드는 것이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하지만 여전히 결혼을 고집하는 남지수를 보며 소지성은 화가 났지만 어쩔수 없이 ‘허락’했다.

보답을 바라지 않은 듯 헌신적으로 하승우를 대하는 남지수가 못마땅해 소지성은 그녀와 여러 번 싸웠고 심지어 욕도 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크게 한 번 싸운 후 두 사람은 사이가 틀어졌고 20년간 유지해 온 우정도 끊어졌다.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3년이나 만나지 않았다.

남지수는 아쉬워했다. 소지성은 그녀의 중요한 친구였는데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 같았다.

번잡한 생각을 접고 남지수는 현장에서 촬영 상황을 보며 메모했다.

첫 번째는 허수영의 단독 신이다. 외모는 효의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 않았지만 연기력이 좋아 잘 표현했다.

두 번째는 허수영의 상대역 황제 캐릭터를 맡은 소지성의 신이다.

두 번째 신을 찍을 때 하승우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히 허수영의 연기를 끝까지 지켜보았는 그의 모습에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투자자가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시선이 허수영에게 고정됐는데 두 사람 무슨 사이야?”

“헤헤,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닐까? 허수영을 보며 잔뜩 긴장한 모습을 봐.”

남지수는 마음이 아파났다.

‘하승우가 허수영을 얼마나 좋아했으면 남들까지도 보아냈을까.’

남지수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써 자제했다.

‘지금은 일하러 왔으니 개인감정을 개입하지 말아야 해...’

차츰 남지수가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 허수영에게 사고가 생겼다.

복잡한 액션을 찍으며 힘을 너무 많이 써 얼굴이 하얗게 질린 허수영은 몸을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주영배를 비롯한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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