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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하승우의 할머니가 가신 후에 이혼하라고?’

남지수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얼떨떨해졌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은성시 풍습이 떠올랐다. 은성시 민간에서는 사람이 죽은 후 49일이 지나야 저승길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49일, 그러니까 거의 두 달 남짓한 시간이다. 그래서 하봉주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남지수는 자기도 모르게 하승우를 쳐다봤는데 하승우도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황급히 대답했다.

“전 상관없어요.”

의견이 없자 하승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하봉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동안 너희 둘은 먼저 고택에 살면서 할머니를 모시고 있거라.”

남지수는 아무 말 없이 생각했다. 사실 할머니는 그녀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데 그녀가 고택에 남으면 할머니가 화를 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이 다 죽었는데 굳이 그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 또 요즘 제작진과 일을 해야 하기에 집에 있을 시간도 별로 없다는 생각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승우도 바쁜 사람이라 하루에 열 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니 집이나 호텔이나 하승우에게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하승우도 좋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이 나간 후 장영자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어르신, 정말 이혼시킬 거에요?”

하봉주의 두 눈에 알 수 없는 빛이 스쳤다.

“어떻게 정말로 이혼하게 할 수 있어!”

하봉주가 그렇게 하는 것은 이혼을 지연시킬 생각뿐이었다.

전에 하승우는 3년 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았으니 두 사람은 정이 없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 이제 한 달 동안 두 사람이 아침저녁으로 함께 지내면 정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다.

“도련님, 사모님, 저녁 드실 건가요?”

서재를 나왔을 때는 이미 다섯 시가 넘어서 가정부가 다가와 공손히 물었다.

남지수는 배를 만지며 배가 고프다고 생각했는데 하승우가 갑자기 말했다.

“갈비탕이 먹고 싶어.”

그는 남지수를 향해 이 말을 했는데 남지수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내가 할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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