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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반 시간 전에 하봉주는 또 남지수에게 전화해 하승우와 이혼하지 말라고 하며 한동안 하승우와 함께 고택에서 지내라고 했는데 그녀는 매우 난감했다.

“할아버지께서 이혼 신고를 철회했대. 또 나더러 여기서 살라고 했는데...”

머뭇거리는 남지수를 보고 하승우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일단 들어가자.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

“알았어.”

두 사람이 나란히 고택으로 들어가다가 문을 열기 전 하승우가 갑자기 물었다.

“너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깜짝 놀란 남지수가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없어. 왜 그래?”

‘하승우가 혹시 내가 짝사랑하는 걸 눈치챈 걸까...’

“별거 아니야. 만약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더러 데리러 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승우의 담담한 목소리다.

‘나를 위해 생각해주는 걸까?’

눈을 지그시 감고 남지수는 마음속으로 ‘바보’라고 욕을 했다.

2층으로 올라간 하승우는 하봉주가 있는 위치를 물어본 후 곧장 서재로 갔고 남지수는 문밖에서 잠시 기다렸다.

서재의 문이 제대로 닫지 않아 남지수는 하승우가 하봉주와 인사를 나눈 후 냉랭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저는 지수와 이혼할 테니 말리지 마세요.”

“너, 너는 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고...”

하봉주는 단단히 화가 났다.

“결혼했으면 잘 지켜야 한다는 거 몰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한 결혼을 왜 지켜야 하죠?”

차갑고 각박하며 또 짜증스러운 듯한 하승우의 목소리를 들으며 남지수의 덤덤하던 안색은 점차 창백해졌다.

화가 난 하봉주는 큰 소리로 꾸짖었다,

“너 이게 무슨 태도야! 결혼이 애들 장난 같아?”

“칫. 할아버지, 어떻게 이 결혼을 했는지 잊으셨어요?”

그 말에 하봉주는 말문이 막혔고 문밖에 서 있던 남지수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참다못해 하봉주는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며 말했다.

“어쨌든 너희들은 이미 결혼했으니 잘 살아야 해...”

화가 치밀어 오른 하승우는 목소리가 더욱 싸늘해졌다.

“분명히 말하면 이 결혼은 처음부터 거래였어요.”

거래란 팔고 사는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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