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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진철의 말을 듣고 지예는 우진을 생각하며 비웃었다.

국그릇을 든 두 손에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서 손등의 힘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어제 일을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

‘우진 씨와 늘 어울려 다니는 추성훈, 그놈은 아무리 내게 마음이 있어도 함부로 할 배짱은 없어.’

‘그렇다면 어젯밤 그놈이 내게 벌인 짓은 우진 씨의 묵인이 있었다는 얘긴가?’

‘윤희에 대한 화풀이를 하려고 일부러 그랬을 수도 있어.’

거센 분노가 지예의 마음을 온통 뒤덮었다.

그녀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을 때 진철은 몸을 굽혀 그녀가 들고 있던 국그릇을 가져갔다.

“지금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진철의 목소리에 지예는 차츰 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 먼저 휴대폰을 찾았는데 주위를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진철은 그 모습을 보고 그녀의 휴대폰을 바로 건넸다.

그건 오늘 아침에 경호원이 와서 상황을 보고하며 전해준 것이었다.

지예는 즉시 고맙다고 말하고 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끝나가기 전 반대편에서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수연아, 지금 어디야?”

숙취 때문에 수연의 반응이 조금 느렸다.

[나, 여기 집인 거 같은데?]

확실하지 않은 어조에 지예가 다시 물었다.

“혹시 주씨 가문 저택이야?”

다시 몇 초가 지났다.

그제야 수연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앉으며 놀라서 소리쳤다.

[말도 안 돼! 내가 왜 이 집에 있지?]

수연은 주병진과 결혼한 후부터 이사를 나가 독립했다.

그리고는 설날 같은 명절 때만 주씨 가문 저택에 오곤 했다.

‘일단은...’

수연은 아픈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어젯밤 일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수연아, 자세한 건 내가 다시 알려줄게. 나중에 보자.”

지예가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자 진철의 그윽한 시선과 마주쳤다.

그녀는 한순간 당황했다.

재빨리 시선을 피하며 진철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어젯밤에 부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난 이미 만신창이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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