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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지예와 우진에게 집중되었다.

지예가 바닥에 놓인 수표를 내려다보았는데 우진이 말했다.

“돈 달라는 거 아니야? 돈 줬잖아. 네 친구를 데리고 꺼져.”

우진은 고택에서의 일을 거치면서 지예를 아주 증오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예의 얼굴을 보자마자 분노가 확 치밀어 올랐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수군거렸지만 지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는 수표를 주웠다.

수연은 갑자기 초조해졌다.

“지예야...”

뒤의 말을 뱉기도 전에 이어지는 지예의 행동에 목이 막혔다.

지예는 “쫙”하고 수표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우진은 화가 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지예!”

“유 대표, 저 귀 멀쩡하거든요? 좀 조용히 말씀해 주시죠.”

이 말을 하며 지예는 수표 조각을 허공에 뿌렸고 조각들이 흩어져 떨어졌다.

우진은 이런 모욕을 당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의 반응을 보고 지예는 너무 고소해하며 비웃었다.

“유 대표, 설마 2억으로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밤이 깊어져 네온사인이 더 반짝였다.

우진에게 지예의 차갑고 예쁜 얼굴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하하, 욕심이 정말 대단하네. 날 자극해서 돈을 더 받아 내겠다고? 야, 기지예 너 참 대단하다.”

지예는 그의 말을 바로잡았다.

“유 대표, 당신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거 같네요. 그쪽이 신호 위반을 해서 벌어진 사고인데 뭐 욕심? 말 좀 가려하시죠.”

“수연이의 반응이 조금만 느렸어도 당신이 지금 여기 서 있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아, 유 대표의 목숨이 2억 정도의 가치가 있어서 그 돈을 주려고 한 건가?”

지예의 현란하게 비꼬는 말이 우진을 더 화나게 했다.

그때 하필이면 윤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우진은 지예의 면전에서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너머로 가냘프고 울음 섞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진 씨, 저 너무 무서워요. 언제 와요?]

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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