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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오미수는 테이블 위의 모든 그릇과 젓가락을 바닥으로 쓸어내렸고 순간 국물이 튀어 지예의 바짓가랑이를 더럽혔다.

수연은 아까부터 문을 지키고 있어서 다행히 이 재난을 면했다.

“기지예, 넌 이제 유씨 가문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 내가 너라면 그냥 조용히 살겠어. 윤희가 아니었다면 아직 네가 경해시에 남아있을 수 있을 것 같아? ”

‘윤희는 늘 순하고 착한 여자애지.’

‘20년 넘게 밖을 떠돌아다녔는데도 내게 인생을 빼앗긴 나를 관대하게 대해주는 걸 보면, 정말 마음씨가 착한 사람인 게 틀림없어.’

지예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이런 가식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혀를 내둘렀다.

“이제 자유의 몸으로 유씨 가문과 아무 관계도 없으면 다른 가문을 찾아 도움을 받으면 되죠.”

몇 초 동안 침묵이 흘렀고 오미수가 갑자기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

“염치없이, 어느 눈먼 사람이 네년 따위를 좋아해?”

‘욕이 점점 듣기 거북하네.’

수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예는 그녀보다 빨리 직접 바닥에 떨어진 이미 사용한 휴지를 주워 오미수의 입에 쑤셔 넣었다.

“우웩!”

욕설을 대신해 헛구역질하는 소리가 났다.

지예는 턱을 치켜들고 차갑게 오미수를 째려보았다.

“입이 하도 더러워서 쓰레기통인 줄 알았어요.”

...

‘오늘 밤의 좋은 기분이 아줌마 때문에 모두 망가졌잖아.’

지예는 조수석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수연이 안전벨트를 매면서 위로했다.

“지예야, 너도 그런 사람 때문에 괜히 슬퍼하고 그러지 마.”

“슬픈 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있어.”

“어?”

“내가 보기에 기씨 가문은 내가 자신들과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거든?”

지예의 말 한마디가 폭탄처럼 수연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이미 알고 있었다고? 그럼 그 사람들은...”

수연은 예전에 재벌가의 암투를 보면서 모두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생각했다.

“기씨 가문이 왜 그랬을까?’

지예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조만간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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