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화

지예는 기씨 가문에 저축한 돈을 거의 다 써버렸다.

지금은 수연이 결제한 보수만 남아있었고 사업이 안정되기 전까지 조금 빠듯하게 생활해야 했다.

경해시는 땅값이 비싸서 집을 임대해 사는 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부 선생님은 영향력이 있는 분이니 친구분도 당연히 같은 부류일 거야.’

‘임대료가 비싸든 싸든 간에 그 정도 신분에 굳이 집을 임대할 필요가 있을까?’

‘아무리 봐도 부 선생님의 말은 뭔가 수상하다는 말이야.’

“큰 평수로 한 달에 60만 원이에요.”

지예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

‘바다가 보이는 데 한 달에 60만 원이라고? 부 선생님은 내가 바보인 줄 아나?’

‘60만 원으로는 경해시에서 허름한 집도 구할 수 없어.’

지예는 한참 동안 잠자코 있다가 물었다.

“혹시 흉가예요?”

진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아니요, 막 인테리어가 끝난 집인데 위치가 좋지 않아서 계속 비어 있어요.”

그는 지예가 믿지 못할까 봐 한마디 덧붙였다.

“친구 아내가 돈을 관리하는데 용돈을 너무 짜게 준다네요.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겨우 60만 원이 부족해서 내놓은 거래요.”

지예는 진철이 거짓말에 서툴다고 생각했다.

‘혹시 우리와 사는 세계가 너무 달라서 서민 물가를 전혀 모르는 건가?’

‘그 사람들에게 60만 원은 그냥 한 끼 식사값도 안 되잖아.’

지예는 어찌 되었든 진철의 호의가 고마웠다.

“부 선생님, 저는 이미 선생님께 신세를 많이 졌어요. 집을 구하는 일은 제가 직접 하고 싶어요.”

‘유우진이 없어도 내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거야.’

‘부 선생님께서 좋은 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번거롭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지예의 말을 듣고 진철은 아쉬워했지만 더 이상 강요하지는 않았다.

30분 후.

진예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내렸다.

그녀는 새 집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어서 여러 집을 둘러보았는데 위치가 나쁘거나 임대료가 그녀의 예산을 초과했다.

모처럼 보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