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도설혜가 두 작은 도련님을 보내온 후, 강현석은 비록 자신의 생활에 갑자기 나타난 두 아이를 매우 싫어했지만, 그래도 며칠을 간격으로 그를 찾아 두 도련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 묻곤 했다.그러나 이번에 그는 한 달 가까이 집에서 밤을 보내지 않았다.그리고 네 명의 도련님과 아가씨도 한 달 동안 그를 만나지 못한 것 같았다.대표님이 출장을 갔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 그는 해성에 있었고, 강씨 빌딩은 강씨 집안과 겨우 30분 거리였다.도대체 무엇 때문에 바빠서 네 아이와 신혼 부인을 내팽개치는 것일까?양 집사는 마음이 복잡해서 다시 한번 한숨을 쉬었다.차는 곧 강씨 빌딩 입구에 세워졌다.높은 건물은 구름 속으로 우뚝 솟아 있었고, 파란색 유리는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비추고 있는데, 이곳은 해성의 랜드마크 건물이었다.입구의 큰 광장에는 많은 직장인들이 총총히 다니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주말이라도 생활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집사 할아버지, 우리 먼저 들어갈게요. 여기서 좀 기다려 주세요.” 강세훈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양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천천히 들어가요.”몇몇 도련님들은 전에 강씨 그룹에 자주 왔고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으니 양 집사도 그들을 단독으로 올라가게 하는데 매우 안심했다.일행 네 명이 광장에 나타나자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한달 전에 강씨 그룹 대표가 결혼하였는데, 이 네 아이는 여러 차례 뉴스에 나타났고, 이는 강씨 집안 도련님과 아가씨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맨 앞의 아이는 강현석과 그야말로 하나의 똑같이 생겼는데, 이목구비뿐만 아니라 표정도 유난히 비슷했다.적지 않은 사람들은 가서 말을 걸려고 했지만 결국 강세훈의 차갑고 어두운 안색에 겁에 질려 이리저리 망설이다, 네 아이는 이미 강씨 빌딩에 들어갔다.강세훈은 강씨 그룹 산하의 한 회사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매달 한번 씩 와서 업무를 보고하곤 했고, 프론트 아가씨는 이미 그를 알고 있었다.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복도 끝에 있는 방이 바로 대표 사무실이었고, 그 문은 열려 있어 그들은 마침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가 의자에 기대어 반쯤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아빠…….”수정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더니 본능적으로 달려가려 했다.그러나 도제훈은 오히려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고, 그의 얼굴은 먹물처럼 어두웠다.“아빠 지금 게임을 하고 있어.”강세윤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아빠는 일이 너무 바빠서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 아니었어. 아빠는 당구를 칠 시간이 있고, 게임을 할 시간이 있지만, 우리와 함께 할 시간이 없고,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없었다니. 아빠는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물이 굴러 떨어졌다.그가 울자 도수정도 참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고 코를 훌쩍였다.강세훈은 입술을 오므렸다.“강씨는 지금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니 아빠는 아마도 게임을 테스트하고 있을지도 몰라…….”이것은 그가 유일하게 아빠를 위해 찾을 수 있는 핑계였다.그러나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간 후, 그는 게임기 화면이 유리에 비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은 현재 매우 핫한 온라인 게임이라 강씨 그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강세훈의 마음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느꼈는지 게임을 하던 남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복도에 서 있는 네 아이를 보았을 때, 그의 입가에 갑자기 흥겨운 미소가 나타나더니 게임 키보드를 던졌다.그는 일어서서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왔다.“왜 들어와서 좀 앉지 않는 거야?”“아빠, 정말 너무 해요!”강세윤이 울면서 소리쳤다.“차라리 사무실에서 게임을 할지언정 집에 가서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니. 우리가 아빠 얼마나 보고 싶어한 줄 알아요?”강남천은 웃기기만 했다.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어린아이였으니, 돌아가서 이 아이들이 떠드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불가능했다.그는 귀찮은 듯 귀를 후볐다.“무슨 일이 있으면 직접 말해.”“아빠 오늘 집에 가시는
“울지 마, 우리 가서 세수 좀 하자.”강남천은 성큼성큼 다가와 손을 뻗어 소녀를 품에 안았다.비록 입으로는 아빠를 나쁜 놈이라고 욕했지만, 소녀는 여전히 아빠의 포옹을 원했다. 그녀는 남자의 목을 껴안고 펑펑 울었다.남자는 그녀를 안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발을 들어 문을 걷어찼다.밖에 남겨진 세 남자아이는 서로를 바라보았다.강세윤은 입술을 움직이더니 목이 메어 말했다.“나는 왜 아빠가 이전보다 더 무서워졌다고 생각하지?”“난 아빠가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해.” 강세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에 아빠는 엄하셨지만 이런 눈빛으로 우리를 본 적이 없었는데. 마치…… 우스운 광대를 보고 있는 것 같았어.”도제훈은 냉소를 지었다.“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그의 본모습일지도 몰라.”부드러운 인내심으로 엄마를 속이고 그와 도수정도 속인 다음, 그들이 마침내 갈씨 집안을 받아들였을 때 이 남자는 원래의 면모를 드러냈다.그는 다행인 것은 이 남자가 여전히 여동생을 달래고 있다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그는 여동생이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까 봐 정말 두려웠다…….바로 이때!“우왕!”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화장실에서 흘러나왔다.도제훈은 안색이 가라앉자 재빨리 달려가 문을 걷어찼다.그리고 그는 수정이 바닥에 서 있는 것을 보았고, 온 몸에 물로 가득했는데, 분홍색 치마는 축축하게 젖었다.“내 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도제훈은 걸어가서 소녀를 뒤에 감쌌다.강세훈과 강세윤도 얼른 달려와서 분노한 눈빛이 앞에 있는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다.강남천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상관없단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그냥 세수를 해 주다, 조심하지 않아 옷을 적셨을 뿐이야. 너희들 뭘 그리 두려운 거야?”도제훈의 눈동자에는 분노로 가득했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분노를 누른 다음 옆에 있는 목욕수건을 잡아 수정의 머리를 닦았다.그는 여동생을 또 울릴까 봐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러웠다.“수정아, 울지 마. 내가 이따가 아이스크림 사 줄게.”
강남천은 갑자기 멍해지더니 곧 입을 열었다.“먼저 집으로 가. 오늘 저녁에 돌아갈 거야.”“너무 좋아요!” 도수정은 바로 웃었다.“그럼 나 순순히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거예요.”“김 비서, 네 아이 좀 바래다줘.” 강남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옅은 목소리로 분부했다.비서가 들어오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큰 도련님, 둘째 도련님, 셋째 도련님, 작은 아가씨,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강세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엘리베이터까지 데려다주면 돼요.”비서는 그를 눈여겨 보았다.전에 강세훈이 회사에 온 것을 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당시 그녀는 줄곧 강세훈이 강현석의 조카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친아들이었다.미간 그리고 기세까지 정말 같은 똑같았다.그녀도 뉴스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대표님과 도예나 사이에는 이미 네 명의 아이가 있었다.그러나 강 대표는 결혼 후 줄곧 일에 바쁜 것 같았는데, 먼저 유럽에 두 주일 동안 출장을 가더니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곧이어 또 회사에서 밤낮없이 일주일을 일했다.이번 주, 강 대표님은 회사의 모든 프로젝트의 서류와 장부를 사무실로 옮겼는데, 한 번 보면 밤을 새웠다. 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전에 그가 직접 서명하여 봉인한 것인데, 그녀도 왜 그가 결혼 후 갑자기 또 이 물건들을 들추어내어 다시 정리했는지 몰랐다.후에 그들 비서부의 몇몇 동료들은 강 대표가 재산을 분배하는 것이라고 의논했다.결국 네 명의 아이가 있었으니, 명문가의 재산 분배는 예로부터 복잡했다.양 집사는 운전석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네 아이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강씨 빌딩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그는 얼른 차문을 열고 마중하러 나갔다.“도련님, 대표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어머, 아가씨, 왜 울었어요, 자, 제가 안아드릴게요.”소녀는 양 집사의 품에 안겨 코를 힘껏 훌쩍이며 반짝이는 두 눈으로 말했다.“아빠 오늘 집에 간다고 하셨어요.”“이건 좋은 일 아닌가요?” 양 집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 부인은 질문을 받고 바로 제자리에 굳어졌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가정이 안정되면 누구나 사업을 발전시킬 생각을 할 거야. 너희 아빠는 너희들에게 더 나은 생활을 주고 싶어서 그럴 거야, 그래서 밤낮없이 회사에서 일을 했을 것이고.”도제훈은 눈을 드리우며 입가에 비웃음을 지었다.강씨 그룹은 이니 해성의 손꼽히는 큰 그룹이었는데, 더 발전시키다니, 뭘 또 어떻게 발전시킬까?분명히 그 남자가 변한 것이다.감언이설로 그를 속이고, 수정을 속였으며 엄마를 속였다.그들 세 식구는 원래 얼마나 즐겁게 살았는데, 지금의 즐거움은 마치 거품과 같아서, 언제든지 바람에 흩어질 것 같았다.“부인님, 그럼 제가 주방에 푸짐한 저녁을 준비하라고 할게요.” 양 집사는 빙그레 웃으며 거실의 답답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도련님들, 아가씨, 무슨 요리를 드시고 싶으세요?”도수정은 달콤하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달콤한 케이크 먹고 싶어요.”강세윤은 이미 이전의 정서에서 벗어났다. “나는 치킨 먹고 싶어요. 엄마가 만든 것과 똑같아야 해요.”양 집사는 강세훈과 도제훈을 바라보았다.“큰 도련님과 셋째 도련님은요?”강세훈은 담담하게 말했다.“나는 다 돼요.”도제훈은 입술을 오므렸다.“다 괜찮아요.”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위층으로 걸어갔다.강세훈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그도 따라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도제훈을 따라 침실로 들어가 바로 방문을 닫았다.“제훈아,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강세훈은 그를 보며 말했다.“내가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아빠는 나를 사랑하고, 강세윤을 사랑하고, 또한 너를 사랑하고, 수정이를 사랑하고 있어. 아빠가 우리를 사랑하는 것은 전혀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아이에 대한 아빠의 사랑은 확실히 의심할 필요가 없지.”도제훈은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엄마에 대한 사랑은? 아니다, 그는 엄마를 사랑하는가, 그가 엄마와 결혼하는 것은 정말 사랑 때문인가?”강세훈은 잠시 멈추더
나른하던 목소리는 마침내 좀 진지해졌다.“난 강씨 그룹을 이미 거의 장악했으니, 설령 나의 신분이 그에게 발각된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없죠.”“남천!” 강 부인은 화가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외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강씨 그룹을 노리고 있는지 알아, 강씨 그룹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독을 들였는지 아냐고? 네 행동거지가 비뚤어지고 성격이 포악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명의 아이들을 제외하고 강씨 집안의 하인, 직원, 외부의 사람들도 모두 강씨 그룹의 대표님이 바뀌었다는 것을 천천히 발견할 거야. 그때가 되면 더 이상 돌이킬 여지가 없다고!나도 네가 강씨 그룹이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것은 네 아버지의 심혈이야!”강 부인은 울면서 애원했다.“네 아버지는 너로 인해 죽었으니, 너도 네 아버지의 심혈을 망쳐서는 안 돼! 남천아, 이 세상에 네가 아끼는 것은 없겠지만, 너에게 이렇게 부탁할게.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네 불쌍한 아버지를 생각해 봐…….”“됐어요, 알았어요!”강남천은 귀찮아서 전화를 끊었다.그는 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두 다리를 책상 위에 놓고 미간을 찌푸렸다.다다닥--문밖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그는 비서인 줄 알고 눈도 뜨지 않은 채 차갑게 분부했다.“커피 한 잔 따라와.”“점점 더 대표님의 위엄이 있군요.”여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귓가에 울렸다.강남천은 눈을 번쩍 떴다가 즉시 일어나 사무실 문을 발로 찼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당신이 여긴 왜 왔어?”“당신 보러 왔죠.”캐서린은 핸드백을 소파에 던지고 두 손으로 남자의 목을 안았다.“남천 씨, 당신은 강씨 그룹의 회장이 된 후, 줄곧 해성에 남아 있을 거죠?”강남천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게 너와 무슨 상관이 있지?”“남천 씨, 그전에 당신은 줄곧 어둠 속에서 살았잖아요. 난 1년에 한 번 당신을 볼 수밖에 없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아요?” 캐서린은 눈물을
“남천 씨,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의 비밀이 곧 나의 비밀이죠.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게요.”캐서린이 고개를 들어 유혹하는 눈길로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울먹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강현석은 이미 최면으로 기억을 잃게 했어요. 기억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도예나랑 이혼하고 저와 결혼해서 아이도 낳으면 안 돼요……?”강남천은 이런 그녀의 모습이 지긋지긋했다.애초에 그녀한테 최면을 부탁한 게 잘못이었다.강현석이 죽었으니, 최면은 의미가 없었다. 그 일로 오히려 이 여자에게 발목이 잡혀버렸다.“강현석은 당신을 죽이려고 했는데, 당신은 왜 그 여자와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 하는 거예요?”캐서린이 사무실 책상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도예나와 아이들은 강현석과 아주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에요. 처음에는 강현석이 변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천히 당신이 강현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이혼해야 당신은 평온한 생을 살 수 있을 거예요.”“내가 뭘 하든지 그쪽이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는 없어.”강남천은 캐서린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 눈길은 마치 캐서린을 갈기갈기 조각낼 정도로 매서웠다.그러나 캐서린은 이 눈길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이면 차갑든, 분노든, 무신경하든…… 모든 눈길이 좋았다.그녀는 갑자기 그의 앞으로 다가가 셔츠 깃에 립스틱을 슬쩍 묻혔다. 그리고 귓가에 나지막이 말했다.“계속 성남시에 있을 테니까 생각 정리되면 날 찾아와요.”대표님 방 옆이 바로 비서실이었다.네다섯 명의 비서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낮은 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저 외국 여성분 사무실에서 벌써 30분째 나오지 않고 있어요. 대표님이랑 어떤 사이이신 걸까요?”“몰라요, 우리 그룹에 저런 고객사는 없었는데…….”“대표님은 벌써 일주일째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어요. 신혼인데 매일 외박을 일삼는다는 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닐가요…….”“허튼소리는 집어치우세요.”주 비서가 그들을 향해 호
“남자들은 다 그래요. 대표님이라고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돈 있고 권력 있는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도예나 씨가 너무 가여워요. 대표님이 바람 피우시고 있다는 걸 상상도 못 하시겠죠.”“아이가 넷인데 바람을 피우다니…….”“……”도예나는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운전했다.별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검은색 차가 보였다.그녀는 주차하고 고개를 들어 별장 거실 창문을 바라보았다. 거실 소파에 익숙한 형체가 보였다.강 부인이 그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고 수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든 것 같았다.강세훈과 도제훈은 맞은편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강세윤은 트랜스포머를 조립하고 있었다.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다웠다.그녀는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 창밖에 서서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예나가 돌아왔구나!”강 부인이 먼저 그녀를 발견하고 손을 저었다.소파에 앉아있던 남자도 고개를 돌렸다. 온기가 없는 두 눈이 도예나에게 닿았다.그때 남자가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웠다. 수아가 그의 몸에 기대 자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 벌떡 몸을 일으키자, 수아는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그러자 남자는 다시 수아를 품에 안아 들고 도예나에게 걸어갔다.“일이 아주 바빠요?”목소리와 눈빛이 예전의 그와 다르다는 걸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온기가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차가운 눈빛, 그리고 억지로 빚어낸 다정한 말투…….도예나는 이 사람이 혹시 다중인격은 아닐지 의심이 되었다.“아무리 바빠도 당신보다는 아니죠.”도예나가 고개를 숙여 신발을 갈아 신으며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이제 겨우 모든 일을 끝낸 거예요?”“지금 나한테 화난 거예요?”남자가 성큼성큼 다가가 큰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그녀는 이유 모를 거부감이 들어 순간적으로 그의 손길에서 벗어났다.남자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아이들이 보고 있잖아요. 엄마 아빠 사이가 안 좋다고 생각하면 어떡해요?”도예나가 고개를 돌리자, 세 남자아이의 눈길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