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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남천 씨,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의 비밀이 곧 나의 비밀이죠.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게요.”

캐서린이 고개를 들어 유혹하는 눈길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먹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강현석은 이미 최면으로 기억을 잃게 했어요. 기억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도예나랑 이혼하고 저와 결혼해서 아이도 낳으면 안 돼요……?”

강남천은 이런 그녀의 모습이 지긋지긋했다.

애초에 그녀한테 최면을 부탁한 게 잘못이었다.

강현석이 죽었으니, 최면은 의미가 없었다. 그 일로 오히려 이 여자에게 발목이 잡혀버렸다.

“강현석은 당신을 죽이려고 했는데, 당신은 왜 그 여자와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 하는 거예요?”

캐서린이 사무실 책상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도예나와 아이들은 강현석과 아주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에요. 처음에는 강현석이 변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천히 당신이 강현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이혼해야 당신은 평온한 생을 살 수 있을 거예요.”

“내가 뭘 하든지 그쪽이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는 없어.”

강남천은 캐서린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 눈길은 마치 캐서린을 갈기갈기 조각낼 정도로 매서웠다.

그러나 캐서린은 이 눈길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이면 차갑든, 분노든, 무신경하든…… 모든 눈길이 좋았다.

그녀는 갑자기 그의 앞으로 다가가 셔츠 깃에 립스틱을 슬쩍 묻혔다. 그리고 귓가에 나지막이 말했다.

“계속 성남시에 있을 테니까 생각 정리되면 날 찾아와요.”

대표님 방 옆이 바로 비서실이었다.

네다섯 명의 비서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낮은 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

“저 외국 여성분 사무실에서 벌써 30분째 나오지 않고 있어요. 대표님이랑 어떤 사이이신 걸까요?”

“몰라요, 우리 그룹에 저런 고객사는 없었는데…….”

“대표님은 벌써 일주일째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어요. 신혼인데 매일 외박을 일삼는다는 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닐가요…….”

“허튼소리는 집어치우세요.”

주 비서가 그들을 향해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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