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다 그래요. 대표님이라고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돈 있고 권력 있는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도예나 씨가 너무 가여워요. 대표님이 바람 피우시고 있다는 걸 상상도 못 하시겠죠.”“아이가 넷인데 바람을 피우다니…….”“……”도예나는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운전했다.별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검은색 차가 보였다.그녀는 주차하고 고개를 들어 별장 거실 창문을 바라보았다. 거실 소파에 익숙한 형체가 보였다.강 부인이 그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고 수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든 것 같았다.강세훈과 도제훈은 맞은편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강세윤은 트랜스포머를 조립하고 있었다.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다웠다.그녀는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 창밖에 서서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예나가 돌아왔구나!”강 부인이 먼저 그녀를 발견하고 손을 저었다.소파에 앉아있던 남자도 고개를 돌렸다. 온기가 없는 두 눈이 도예나에게 닿았다.그때 남자가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웠다. 수아가 그의 몸에 기대 자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 벌떡 몸을 일으키자, 수아는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그러자 남자는 다시 수아를 품에 안아 들고 도예나에게 걸어갔다.“일이 아주 바빠요?”목소리와 눈빛이 예전의 그와 다르다는 걸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온기가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차가운 눈빛, 그리고 억지로 빚어낸 다정한 말투…….도예나는 이 사람이 혹시 다중인격은 아닐지 의심이 되었다.“아무리 바빠도 당신보다는 아니죠.”도예나가 고개를 숙여 신발을 갈아 신으며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이제 겨우 모든 일을 끝낸 거예요?”“지금 나한테 화난 거예요?”남자가 성큼성큼 다가가 큰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그녀는 이유 모를 거부감이 들어 순간적으로 그의 손길에서 벗어났다.남자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아이들이 보고 있잖아요. 엄마 아빠 사이가 안 좋다고 생각하면 어떡해요?”도예나가 고개를 돌리자, 세 남자아이의 눈길이 자
도예나가 입술을 깨물다가 현관 캐비닛에서 휴지 한 장을 꺼내며 말했다.“허리 좀 숙여봐요.”강남천은 그녀가 혹시 자신의 땀을 닦아주려는가 싶어 옅은 미소를 지은 채로 허리를 숙였다.도예나는 손을 뻗어 그의 옷깃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닦아냈다.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집에 돌아오기 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상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들어와요.”강남천이 그녀의 손길을 따라 휴지를 확인했다. 휴지에 빨간 립스틱이 묻어났다.그리고 옷깃에 남은 립스틱 자국까지…….그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큼큼, 그런 건 방으로 돌아가서 마저 하는 게 어떻겠느냐. 아이들이 보기엔 좋지 않구나!”강 부인은 마침 아이들의 손을 씻기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보이는 건 허리를 숙인 남자와 발꿈치를 쳐든 여자가 남자의 목에 손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마치 키스를 주고받는 뒷모습처럼 보였다…….“아이들은 보면 안 돼!”강 부인은 빠르게 아이들의 눈을 막더니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향했다.“가자, 우린 저녁 먹으러 가자.”도제훈은 강 부인의 손에 이끌려 주방으로 들어갔다.‘어쩌면 엄마와 아빠에게 작은 다툼이 생겨 냉전을 했던 걸지도 몰라…….’‘이제 화해를 했으니, 아빠에게 너무 적의를 들어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저녁 식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강세윤이 대화를 주제를 꺼내오고 수아가 귀여운 말투로 대답했으며 강 부인이 애써 하하 호호 웃으며 분위기를 맞춰주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졌다.“현석 씨, 저녁에 회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면 잠깐 안방에서 저 좀 봐요.”도예나는 몸을 일으키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강남천이 대답하기도 전에 강세윤이 펄쩍 뛰며 말했다.“엄마, 저도 안방에 갈래요!”수아도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저도 엄마 아빠랑 함께 있을래요!”“아이고, 이 녀석들아, 오늘은 엄마 아빠 단둘이 보낼 시간 좀 내드려!”강 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결혼식을 올리고 지금까지 붙
“날도 어두워지지 않았는데 벌써 급한 거예요?”남자는 조금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흥미로워 보였다.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런 말투로 상대에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아까 철렁 내려앉았던 가슴이 찌릿하고 아파졌다.그녀는 차갑게 그의 팔을 내치고 침대 서랍에서 두 장의 문서를 꺼내 그에게 던졌다.“사인해요.”여전히 미소 가득하던 강남천의 얼굴은 문서를 확인하고 차갑게 굳었다.“지금 저랑 이혼하려는 거예요?”“저는 당신을 사랑해서 결혼하려고 했어요. 이제 사랑하지 않으니 이혼하는 게 맞겠죠.”도예나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이혼이 기업과 아이들에게 줄 타격을 생각해서 대외적으로는 이혼 사실을 밝히지 않도록 하죠. 아이들이 적어도 8살이 되고 나서 알려줄 생각이에요. 그전까지는 이 별장에서 머물며 아내와 엄마의 의무를 해줄게요.”강남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날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고 하면 제가 믿을 것 같아요?”“당신도 날 사랑하지 않잖아요.”도예나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냉소했다.“당신은 하룻밤 사이에, 나에 대한 사랑을 저버렸죠. 저는 이 사랑을 정리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어요. 이 감정에 있어 더 차가웠던 건 당신이에요.”강남천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이 여자, 생각보다 쉽지 않은 걸.’도예나처럼 별 볼 일 없는 가문의 사람이 강씨 가문에 시집을 왔으면 앞으로의 인생은 탄탄대로일게 뻔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모든 걸 포기하다니.‘내 사랑이 강현석보다 못하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내 관심을 갈구하는 게 정상 아닌가?’그러나 그녀는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그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서류를 꺼낸 걸 보아 아마 서류는 훨씬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내가 싫다고 하면요?”도예나는 이런 그의 반응을 예상했다.그녀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이혼을 하면 당신은 자유에요. 당신이 다른 여자와 무엇을 하든 전혀 터치하지 않을게요. 기사로 나오지 않고, 아이들
“립스틱은 실수였어요.”강남천은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그는 도예나의 턱을 지나 천천히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예나 씨, 이번 달은 제가 너무 바빠서 신경을 써주지 못했어요. 제 잘못이에요. 사과할 테니 용서해 주면 안 될까요”이런 그의 모습에 그녀는 과거의 강현석이 겹쳐 보였다.그녀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지켜주고, 늘 존중해 주던 그 사람…….“예나 씨,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사랑하는 게 서툴렀을 뿐이에요.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될가요……?”남자의 손이 그녀의 얼굴로 향했고 차가운 입술이 점점 그녀에게 다가갔다.도예나는 머릿속이 윙윙 울렸다.다행히 이성을 되찾은 그녀는 그의 입술을 피했다.그녀가 자신을 외면하자 그의 눈에는 살기가 드러났다.강남천은 입술을 매만지며 천천히 말했다.“아직 이혼하지 않았으니, 당신은 제 법적인 아내가 맞잖아요. 남편이 아내에게 키스도 못 하나요?”도예나는 가까운 거리에 서서 그를 살폈다.방금 고개를 숙여 사과하던 모습은 과거의 강현석을 떠올리게 했다.그러나 그는 또 현재의 냉소적인 사람으로 바뀌어버렸다…….그의 몸 안에 서로 완전히 다른 두 인격체가 들어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되었다.그녀는 도대체 누가 진짜 강현석인지 의심이 되었다.“착하지, 거부하지 마요.”강남천이 다시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그는 다시 그녀의 입술로 다가갔다.도예나는 당장이라고 도망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고 하고 싶지 않은 키스를 강제로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바로 그때!그녀는 남자 옷깃 아래…….그는 셔츠 윗 단추를 두 개나 풀어 가슴팍이 훤히 드러났다.결혼 일주일 전, 그녀와 강현석은 거의 매일 밤 붙어 지냈으며 심지어 샤워도 함께했었다.그러니 그의 몸 어디에 점이 있는지 까지도 그녀는 모두 알고 있었다.일주일 전만 해도 그의 가슴팍에는 타투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셔츠 너머로 낯선 타투가 보였다.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아까 저녁을 먹을 때도 그는 단 음식만 골라 먹었다. 탕수육, 양념치킨…… 평소의 강현석은 단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았었다.아까 밥 먹는 자세도 한껏 늘어져 있었는데, 전혀 가문의 후손다운 자태가 아니었다.그 사람의 눈빛, 행동, 언어 모든 게 강현석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잠시만요!”도예나가 갑자기 그를 붙잡았다.갑자기 붙잡힌 손에 강남천은 얼굴을 굳히고 고개를 돌렸다.“무슨 할 말이 남았나요?”“이혼하고 싶지 않다면서요?”도예나가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매일 외박하는 건 이혼 사유에요. 그러니 오늘 밤은 이곳에 머물러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사이인지 저도 다시 고민해 봐야겠어요.”강남천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여기에서 당신이랑 한 이불 덮고 자도 돼요?”“네, 저는 상관없어요.”도예나가 무덤덤하게 말했다.“침대 시트 바꿔줄게요. 좋아하는 색깔 말해줘요.”강남천은 핑크 빛 침대를 바라보며 잔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도 나쁘지 않은걸요. 먼저 씻고 올게요.”그는 검은색 슈트를 냉큼 벗어 소파에 던져두고 욕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도예나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강현석은 평소 깔끔한 성격이었다. 씻기 전엔 외투를 모두 옷걸이에 걸고 나서야 욕실로 향했었다. 이처럼 옷을 함부로 벗어두는 건 평소의 그답지 않았다.그녀는 입술을 매만지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날이 벌써 어두워졌다. 강 부인은 네 아이들을 눕히고 이야기책을 읽어주고 있었다.도예나는 별채 밖에서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양 집사를 향해 걸어갔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꽃에 물을 주는 양 집사의 기분이 퍽 좋아 보였다.“양 집사님, 요즘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잘 지내고 있나요?”도예나가 웃으며 물었다.“제가 요즘 너무 바쁘다 보니 유치원 선생님이랑 자주 연락을 못해서요.”사실 그녀는 날마다 유치원 선생님이랑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도련님과 아가씨 모두 아주 잘하고 있어요.”양 집사는 자랑스러워하며 입을 열었다.“큰 도련님과 셋째 도련님
강 부인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에야 긴장했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그녀는 도예나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예나야, 모든 사람에게 다양한 얼굴이 존재하는 거야. 네가 회사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다정한 엄마인 것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져도 너는 여전히 네가 맞지 않느냐. 현석이도 마찬가지로 어떤 모습이든 내 아들이고, 네 남편이며 아이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네, 어머님. 무슨 말씀인지 잘 알아들었어요.”도예나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그녀는 자기 손을 빼며 강 부인에게 말했다.“현석 씨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이만 올라가 볼게요.”그녀는 큰 보폭으로 별장 안으로 걸어갔고 뚜벅뚜벅 2층 안방으로 향했다.강 부인은 두 손을 모아 하늘에 기도했다.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현석아, 엄마가 미안하다…… 네가 이미 떠나버렸으니 네 아내와 자식은 네 형이 지켜주게 하마…… 현석아, 엄마도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구나. 미안하다…… 미안해…….”그녀는 달을 향해 용서를 구했다.도예나는 안방 문 앞에 서서 한참이나 심호흡하고 문을 열었다.마침 강남천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그는 샤워 가운 하나만을 걸쳤고 조명 아래 타투가 유난히 선명히 보였다.강남천은 침대 위로 털썩 앉더니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도예나를 위아래로 살폈다.“먼저 옷 좀 갈아 입을래요?”도예나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부탁할 게 있어요.”강남천은 입술을 매만지며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을 겨우 가라앉히며 말했다.“무슨 일인데요? 시간도 많이 늦었고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어때요?”도예나는 표정 변화 없이 잠옷을 뒤적이며 말했다.“생리가 왔어요. 집에 여분 생리대가 없는데 마트에 가서 몇 개 좀 사줘요.”강남천의 얼굴이 구겨졌다.그러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곳에 남아달라고 했던 건 내가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그녀와 강현석은 이제 막 결혼 생활을 시작했고 아직 서로의 속옷까지는 익숙하지 않았다…….도예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샤워를 마쳤다. 욕실에서 나오자,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던 남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방문을 열고 나가자, 강 부인이 초조한 얼굴로 거실을 오가는 게 보였다.“예나야, 회사에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현석이는 방금 막 떠났어.”강 부인이 급히 말을 이었다.“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내가 아주 혼쭐을 내주마.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너도 일찍 쉬고.”도예나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어머니.”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피터, 심리 상담할 수 있어요?”“예나, 요즘 또 악몽 꾸는 거예요?”피터는 도예나의 해외에서 지낼 때 담당 정신과 의사였다. 그때의 도예나는 두 아이를 잃은 고통에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었다.그녀는 매주일마다 피터의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갔고 그렇게 천천히 고통을 이겨내며 4년을 보냈다…….도예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는 이제 악몽을 꾸지 않아요. 제 친구가 있는데요…… 평소에는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요즘엔 갑자기 사람이 바뀐 것처럼 언행이 거칠어지고 일상적인 습관도 달라졌어요. 피터, 이걸 심리학적으로 저한테 해석해 주실 수 있나요?”피터는 머리를 조금 앓다가 말을 이었다.“중국에는 이런 속담이 있어요. 강산이 변하기는 쉬워도, 사람의 본성이 바뀌기는 어렵다. 사람의 성격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아요. 다만…….”“다만?”“이중인격장애가 있다면 말이 다르죠.”피터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한 사람의 몸에 두 가지 인격이 들어있는 겁니다. 본체는 아마 자주 보이는 인격일 테지만 두 번째 인격은 자주 보이지 않았던 인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변했다고 생각되는 이때에는 두 번째 인격이 몸을 장악하고 있는 거고요.”도예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로 되물었다.“왜 이중인격이 생기게 되는 거예요?”“어릴 때 겪었던 트라우마, 예를 들어 부
“사모님, 왜 더 주무시지 않고 이렇게 일찍 일어나셨어요?”양 집사도 막 일어난 시간에 도예나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오늘은 회사를 안 나가도 되어서 아이들 아침이나 해주려고요.”도예나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양 집사님은 뭘 좋아하세요? 함께 만들게요.”“아니에요, 아니에요.”양 집사는 몸 둘 바를 몰라 황급히 손을 저었다.“제가 옆에서 사모님을 도울게요.”도예나는 양 집사의 말에 괜찮다고 하며 주방으로 향했다.강씨 별장으로 들어온 후 그녀는 적어도 하루 한 끼는 꼭 직접 했다. 아침이거나, 저녁 식사 위주로 그녀는 요리했고 아이들은 그녀의 요리를 아주 좋아했다.‘그러고 보니 현석 씨가 내 요리를 안 먹은 지 꽤 되었네.’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달걀 프라이를 하고, 밥을 짓고 나서 강현석을 위한 아침을 만들기 시작했다.그녀는 강현석에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하트 틀로 프라이를 만들어 달걀 프라이를 하트 모양으로 만들었다.“양 집사님, 저 나갔다 올게요.”도예나는 샌드위치를 도시락통에 담고 별장을 나섰다.그 모습에 양 집사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이 자주 외박하시는데 도예나와도 냉전을 하고 있어 양 집사는 그동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지금 도예나가 한발 다가가는 게 어쩌면 관계 회복의 첫걸음일지도 모른다.양 집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별장에 또다시 웃음소리 가득한 날이 돌아오기를 기도했다.도예나는 강씨 그룹으로 운전했다.시간대가 마침 출근 시간이었던 지라 그녀의 등장은 수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결혼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도예나였다.“뵜어? 저 사람이 바로 우리 그룹 사모님이셔!”“불화설이 웬 말이야, 사모님께서 이렇게 회사에도 찾아오시는데!”“대표님을 위해 도시락을 가지고 오셨나 봐. 너무 부러워!”“아침부터 부러워 죽겠네!”“……”도예나는 사람들의 수군대는 소리에도 침착하게 대표님 전용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엘리베이터는 1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