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7화

강 부인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에야 긴장했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녀는 도예나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예나야, 모든 사람에게 다양한 얼굴이 존재하는 거야. 네가 회사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다정한 엄마인 것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져도 너는 여전히 네가 맞지 않느냐. 현석이도 마찬가지로 어떤 모습이든 내 아들이고, 네 남편이며 아이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네, 어머님. 무슨 말씀인지 잘 알아들었어요.”

도예나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손을 빼며 강 부인에게 말했다.

“현석 씨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이만 올라가 볼게요.”

그녀는 큰 보폭으로 별장 안으로 걸어갔고 뚜벅뚜벅 2층 안방으로 향했다.

강 부인은 두 손을 모아 하늘에 기도했다.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현석아, 엄마가 미안하다…… 네가 이미 떠나버렸으니 네 아내와 자식은 네 형이 지켜주게 하마…… 현석아, 엄마도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구나. 미안하다…… 미안해…….”

그녀는 달을 향해 용서를 구했다.

도예나는 안방 문 앞에 서서 한참이나 심호흡하고 문을 열었다.

마침 강남천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는 샤워 가운 하나만을 걸쳤고 조명 아래 타투가 유난히 선명히 보였다.

강남천은 침대 위로 털썩 앉더니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도예나를 위아래로 살폈다.

“먼저 옷 좀 갈아 입을래요?”

도예나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부탁할 게 있어요.”

강남천은 입술을 매만지며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을 겨우 가라앉히며 말했다.

“무슨 일인데요? 시간도 많이 늦었고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어때요?”

도예나는 표정 변화 없이 잠옷을 뒤적이며 말했다.

“생리가 왔어요. 집에 여분 생리대가 없는데 마트에 가서 몇 개 좀 사줘요.”

강남천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이곳에 남아달라고 했던 건 내가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